전국 국·공립대 중에서 서울대 등록금(608만7000원)이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에 이어 등록금이 비싼 국·공립 대학은 인천대(499만8000원), 서울시립대(481만원) 순이었다.
이는 11일 대학 정보 공시 포털 사이트인 '대학 알리미'(www.academyinfo.go.kr )에 등록된 205개 전국 4년제 일반대학(교육대학교, 산업대학교 제외)의 올해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전국 각 대학은 지난해 도입된 대학 정보공시제에 따라 매년 4월과 9월에 학교의 정보를 정부에 공개해야 한다. 4월엔 해당 학년도의 등록금 정보를, 9월엔 신입생 충원율·취업률 등 주요 정보를 공시한다.
서울대가 국·공립대 가운데서 등록금이 가장 높게 나온 이유에 대해 주종남 서울대 기획실장은 "90년대 초·중반부터 전체 국·공립대에 대한 국고 지원은 동결된 상황에서 신생 국·공립대가 늘고, 정부가 지방 국립대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리는 바람에 서울대에 대한 국고 지원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며 "부족한 재원을 등록금으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 4년제 대학을 통틀어 올해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 순위에선 연간 등록금 1000만원이 넘는 대구 영남대학교 제2캠퍼스(대구, 1040만6000원)가 1위로 조사됐으며, 대구 가톨릭대학교 제 3캠퍼스(대구, 997만원)가 2위였다. 이밖에 가톨릭대 성의교정(서울, 945만8000원), 명지대 자연캠퍼스(용인, 937만5000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경기도 수원, 899만9000원), 을지대 대전캠퍼스(886만3000원), 이화여대 본교(서울, 879만1000원), 추계예술대 본교(서울, 875만2000원), 상명대 천안캠퍼스(867만원), 숙명여대 본교(서울, 865만1000원)가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 10위에 들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영남대 변점식 홍보팀장은 "우리 학교 제2 캠퍼스는 의대만 있기 때문에 등록금이 높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10위권 안에 포함된 대학들 중 대구가톨릭대 제3 캠퍼스(의대)·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등도 의과대학만 단독으로 있거나 의대와 자연대만 지방으로 따로 떨어져 나온 캠퍼스다.
한편 대학 등록금은 최근 몇년간 계속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에 따르면 2003~2007년까지 매년 사립대 등록금 인상률은 5.1~6.7% 수준이었다.
교과부 학생·학부모지원과 관계자는 "요즘은 대학도 경쟁이 심해 우수 교수를 채용하고 시설을 개선하려면 재원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 사립대의 수입구조는 65~80%(미국 30~50%)를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교육 예산이 너무 적고, 그나마도 그 예산이 초·중·고등학교에만 집중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선 등록금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교육 예산은 국내 총생산(GDP)의 5%, 대학 지원 예산은 GDP의 0.6%에 불과하다. 외국 대학의 경우 등록금 외에도 국고 지원금을 포함해 재단 전입금, 동문들의 기부금 등 재정 수입원이 다양화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