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있는 특급호텔 객실 수십개를 장기 임차한 뒤 기업형 성매매 영업을 벌여온 기업형 유흥업소가 경찰에 적발됐다.

조선닷컴 4월29일 보도

문제의 기업형 성매매를 알선해온 룸살롱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클럽 M'이다. M 룸살롱은 인근 특급호텔의 객실을 통째로 빌려 영업을 해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1일 찾은 클럽 M은 소파와 집기가 밖으로 나와 있었다. 공사를 하고 있던 인테리어 업자는 "업종을 바꾼다고 해 내부 공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을 대표하는 룸살롱과 특급호텔의 유착관계는 아직도 아리송한 부분이 많다.


상무가 80명?

클럽M은 2005년 1월 특2급 호텔 지하 1, 2층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2007년 11월에 방 11개를 증축해 총 60개의 룸을 마련했다. 규모만 1650㎡(약 500평)에 달한다. 이 룸살롱에서 일하는 남자 종업원이 150명, 여자 종업원은 100명이다.

손님들을 데려오고 관리하는 '상무(常務)'도 80명에 달했다. 경찰은 "규모로 따지면 강남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룸살롱"이라고 했다. 이 업소에서 일하는 여 종업원들은 보통 오후 8시 출근해 새벽 2~4시까지 일했다. 상무들은 능력대로 손님들을 받았고 데려오는 손님 숫자대로 돈을 벌었다.

이들은 업소를 자주 찾아 믿을만하다고 '인증'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알선했다. 작년 10월부터는 엘리베이터로 바로 연결된 호텔 객실을 예약해 성매매를 조직적으로 알선했다.

어떻게 알선?

상무들은 믿을만한 손님으로 판단되면 술값을 계산할 때 "2차 가겠느냐?"고 물었다. 2차를 요구한 손님들은 기본 술값에 1인당 30만원의 성매매 비용을 포함시켰다. 손님들은 업소에서 예약한 호텔 방 카드 키를 받고 업소와 바로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호텔 5층이나 7층 객실로 갔다.

성매매에 사용된 엘리베이터는 건물 좌측의 직원용이다. 이 엘리베이터는 지하 3층 직원식당·기계실과 연결돼 있다. 지상 3층과 4층에 있는 현재 영업을 하지 않는 다른 유흥주점으로 통할 수도 있다. 이 엘리베이터는 카드 키가 없으면 객실에 갈 수가 없다.

이 룸살롱은 이런 방식으로 하루 평균 찾아오는 320명의 손님 중 50~60여명의 남성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다. 단속 당일에만도 술값과 화대를 포함해 1억2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통째로 예약을 받은 호텔?

이 업소는 매일 오후 7시쯤 카운터 관리 직원을 시켜 호텔 객실을 빌렸다. 룸살롱 직원은 호텔에 전화를 걸어 "오늘은 방이 몇 개가 필요할 것 같다. 방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예약된 방의 카드 키는 주변에 있는 웨이터를 시켜 받아오게 했다.

예약한 방의 개수는 날마다 조금씩 달랐다. 경찰이 업소를 단속한 4월 29일에는 이렇게 예약한 방이 58개로 각 층마다 29개의 방이 있는 5층과 7층 전체였다. 이 거래에 업소는 방당 8만8000원, 총 510여만원을 지불했다. 호텔 관계자는 "방 하나의 정가는 13만5000원이지만 점유율에 따라 할인을 하기도 한다"며 "오는 손님에게 객실을 제공했을 뿐 두 개 층 전체를 단체로 빌려 준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업소에서 성매매 용으로 예약한 방 키도 압수했고 카운터 담당 웨이터와 호텔 관계자의 진술 확인서를 받았다"고 했다. 경찰은 "호텔 직원에게 '6층은 침대가 두 개짜리 방이 많아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해 주로 5층과 7층을 임대했다'는 진술까지 들었다"고 했다.

끝까지 모르쇠?

경찰은 "여러 명의 진술을 받고 있는데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했다. 호텔 관계자는 "방이 단체로 임대돼 성매매에 이용됐다는 사실을 경찰을 통해 들었다"며 "정말 모르는 일이며 단체로 예약을 받아 준 적도 없다"고 했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방을 단체로 내어 준 적은 있지만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업소 측에서 '사업상 지방에서 서울로 왔다가 술을 먹고 잠을 자려는 사람이 있어 예약해달라'고 해 해줬다"며 "오랫동안 그렇게 해와서 별 생각 없이 방을 내줬다"고 했다. 경찰은 "업소와 호텔 간에 그냥 방 몇 십개를 내줬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룸살롱의 실제 사장이 '성매매는 하지 않았고 오로지 룸살롱 운영만 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종업원들도 '어제부터 근무를 시작했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