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현철 기자]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시즌 백인천 MBC 청룡 감독 겸 선수가 4할1푼2리(250타수 103안타)로 '4할 타격왕'이 된 이후 27년 만의 4할 타자가 탄생할 것인가.

2009시즌 초반 레이스가 한창인 현재 정근우(27. SK 와이번스), 김현수(21), 최준석(26. 이상 두산 베어스), 로베르토 페타지니(38. LG 트윈스)가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정확성을 과시 중이다. 특히 이들은 컨택에 집중한 중심 이동 타격보다 타격 범위를 확실하게 잡아 놓은 폼으로 정확성을 뽐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SK의 '타신'(타격의 신)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정근우는 4일 현재 4할2푼6리(108타수 46안타) 2홈런 14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며 위력을 발산 중이다. 특히 지난 3일 삼성전서는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타율을 끌어올린 상태다.

지난 시즌 타격왕(3할5푼7리) 김현수 또한 4할2푼5리(87타수 37안타) 5홈런 18타점의 성적으로 팀 타선의 핵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근우와 김현수는 스탠스를 심하게 움직이지 않는 대신 자신의 팔이 뻗는 범위 내에서 타격을 한 뒤 팔로 스윙까지 배트를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힘의 집중도를 더욱 높인 타격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다.

배팅 파워가 탁월한 최준석, 페타지니의 모습 또한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들어 가장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최준석은 4할2푼(81타수 34안타) 7홈런 28타점으로 '외국인 타자'급 위력을 발산 중이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서 회복된 모습을 보이며 일본 무대 시절의 확실한 오픈 스탠스를 찾은 페타지니 또한 4할8리(76타수 31안타) 8홈런 20타점의 성적으로 LG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특히 투수 쪽으로 오른발을 극단적으로 치우친 오픈 스탠스를 보여주는 페타지니는 볼을 골라내는 능력에서도 대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타지니의 출루율은 5할4푼1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8개 구단 타자들 중 전체 1위.

4할 이상의 고타율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확실한 안타, 장타를 양산하기 위한 타격폼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로 대표되는 로테이션 타격 스타일인 이들은 중심 이동을 통해 스윙 궤적을 넓히기보다 자신의 팔이 뻗을 수 있는 범위를 확실하게 잡아놓은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김현수와 최준석을 지도한 김광림 두산 타격코치는 "허리 원심력을 중시한 로테이션 타격의 경우는 발을 움직이는 폭이 좁은 만큼 스윙 궤적도 그에 비례하게 줄어든다. 대신 자신이 때려내고자 하는 범위서 힘을 최대화하는 데는 안성맞춤"이라며 로테이션 타격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4월 26일 잠실 두산전서 주루 도중 머리를 찧은 이후 결장 중인 한화의 주포 김태균(27)이 가장 대표적인 '원심력 중시 타자'로 그 또한 4할7리 5홈런 11타점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회전력을 중시한 타격으로 4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4명의 차이점 또한 분명히 있다. 아직 확실한 장타자로 분류하기 힘든 정근우와 김현수는 자신이 때려낼 수 있는 타구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어 볼넷 당 삼진(BB/K) 비율이 각각 0.73, 0.77에 그쳐있다. 바깥쪽으로 낮게 스트라이크 존을 걸치는 공에 대한 대처가 조금 떨어진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다만 대단한 배팅 파워를 뽐내는 거포 스타일의 최준석과 페타지니는 각각 1.10, 1.12의 BB/K 비율을 기록 중이다. 워낙 당겨치는 힘이 뛰어난 만큼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더욱 소극적인 피칭을 펼치게 된다는 것이 기록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로테이션 타격의 장점은 자신의 힘을 최대한 싣는 다는 것과 동시에 부상 등으로 인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 한 웬만해서는 기복을 크게 타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전력을 이용하는 동시에 팔로스루까지 방망이를 놓지 않고 힘을 이어가는 타격을 보여주는 4명의 4할 타자가 시즌 끝까지 제 타격을 유지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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