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활주로에 설치된 계기착륙장치 위로 항공기가 착륙하고있다. 이 시스템은 항공기의 안전착륙을 유도하는 가장 중요한 시설이다.

"비행은 조종사와 관제사가 연출하는 종합예술입니다."

1950년대 이전 항공기는 조종사의 시력에 의존해 비행을 했지만 현재는 각종 항행 안전시설을 통해 야간에도 계기비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항행 안전시설이란 비행기가 이륙해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비행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첨단장치를 말한다. 육지의 도로표지판, 신호등, 바다의 등대처럼 항행 안전시설은 하늘 나침반, 하늘 등대 역할을 한다.

월간조선 5월호가 이 항행 안전시설을 개발 관리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를 집중 취재했다. 1980년 설립된 한국공항공사는 김포 김해 제주 등 전국 14개 지방공항을 운영하는 공항운영 전문기업이다. 인천공항을 관리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1년 별도 조직으로 분리됐다.


민간 항공기는 항로를 따라 운항한다. 땅에 도로가 있고, 바다에 해로가 있듯이 하늘에는 항로가 있다. 국내에는 총 25개 항로가 있는데 국내선이 13개, 국제선이 12개다. 국내 상공을 오가는 항공기는 하루 평균 1300여대에 달한다.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자동차간 거리를 두는 것처럼 비행기도 앞뒤 9km, 상하 300m 간격을 두고 운항한다. 요즘은 관제 장비가 뛰어나기 때문에 비행하던 항공기가 서로 공중충돌할 뻔한 '니어 미스' 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국내 상공을 지나는 모든 항공기는 편당 10만~20만원의 영공 통과료를 낸다. 북한은 영공 통과료로 150여만원을 받는다. 영공 통과료는 항공기가 해당 국가의 상공을 지날 때 각종 관제 서비스를 받는 데 대한 대가다.

항공교통센터에 있는 모니터에는 항공기가 점으로 나타난다. 비행기 편명과 목적지 등도 표시된다. 취재 당시 우리 영공에 100여대의 비행기가 떠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 영공에는 단 1대의 항공기도 눈에 띄지 않았다.

항행 안전시설을 전략 해외에서 수입해오던 한국공항공사는 2003년 국산화 개발에 착수, 최근 대부분의 장비를 국산화했다. 공항을 운영하는 기업이 항행장비까지 개발한 것은 한국공항공사가 세계 최초다.

일부는 수출까지 한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3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항행분야 세계 최대 전시회 'ATC글로벌 2009' 행사에 참가해 대단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배용수 부사장은 "스웨덴의 사브가 유럽지역 판매권 계약을 제의했고, 캐나다의 인텔칸은 북미와 남미 지역의 판매권 계약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로코는 같은 나라에서 에이전트 3개 업체가 와서 서로 계약하자고 난리였다"고 덧붙였다.

해외영업의 어려움에 대해 배 부사장은 "개발도상국일수록 해당 국가의 실력자들이 뒷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공기업이라 리베이트를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어 계약이 막판에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기사 전문은 월간조선 5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월간조선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