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정기 받은 영약의 약초고을/물 향기 그윽한 내 고향 산청…"

선비의 고장이면서 약초의 고장, 지리산과 동의보감의 고장인 경남 산청의 혼을 담은 민요 '산청 아리랑'이 탄생했다.

◆산청 아리랑

세마치 장단의 경쾌하고 대중적인 선율로 작곡돼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산청 아리랑은 한국 국악계의 내로라 하는 인사들이 함께 참여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개막식 음악 총감독 및 지휘를 담당했던 중앙대 박범훈 총장이 작곡을 맡았고, 산청 출신으로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한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가 작사했다.

또 마당놀이 심청전 등에서 주연으로 열연한 중앙대 김성녀 교수가 노래를 불렀고, 국립 전통예술중·고등학교 총동문회장이자 기산국악제전 위원장인 최종실 중앙대 교수가 기획을 맡았다.

이들은 산청 출신이면서 우리 나라 국악을 부흥시키고 체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기산 박헌봉(1906~1977) 선생의 제자들이다.

산청군은 매년 5월 산청한방약초축제 때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한 기산국악제를 개최, 제3회 기산국악제전이 오는 5월 7~9일 열린다.

이재근 산청군수는 "지난해 국악제전 때 요청했더니 박 총장 등 선생의 제자들이 흔쾌히 수락, 오랜 시간의 작업 끝에 선생의 고향에 헌정했다"고 말했다.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작곡한 산청 아리랑 악보.

◆기산국악제전

산청군은 전통한방휴양관광지와 경호강변 일원에서 5월 2~10일 한방약초축제를 개최한다. 기산국악제전은 축제기간 중인 7~9일 열린다.

국악제전은 7일 선생의 생가가 있는 남사 예담촌 망추정에서의 청혼제를 시작으로 풍물놀이, 학술심포지엄, KBS국악한마당 녹화 등이 열린다. 8일 추모제례에 이어 국립전통예술중·고교 동문 100여명이 출연하는 공연이 산청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오후 7시 열린다. 9일에는 판소리 기악 풍물 민요 등 4개 분야에서 경연을 펼치는 '전국학생국악경연대회'가 한방약초축제 특설무대와 산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산청군 단성면 사월리에서 태어난 기산 박헌봉 선생은 1960년 국악예술학교(현 서울국악예술고)를 설립, 초대 교장을 맡았고, 1964년 국악예술학교 부설 학생국악관현악단을 설립, 후학을 양성하는 등 민족음악을 체계화하는 데 이바지했다.

또 국악의 경전이라고 불리는 '창악대강'을 완성,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하는 등 평생을 국악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