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는 최근 상대 팀이 좌완투수를 내 보내면 선발에서 제외되고 있다. 좌타자가 좌완투수에게 약하다는 원리가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타자와 좌완투수, 우완투수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 서울 도봉구 독자 김용환씨
A: 좌투수가 적어 좌타자의 눈에 익숙지 않기 때문
좌완투수에 오른손 타자를 내보내고, 우완투수에 왼쪽 타자가 나오는 것을 '플래툰 시스템(Platoon System)'이라고 합니다. 플래툰(Platoon)은 군대에선 '소대'란 뜻으로 야구에선 '한 포지션을 번갈아 지키는 복수의 선수'란 뜻으로 쓰입니다. 요미우리의 하라 감독도 최근 이 시스템에 따라 이승엽 선수를 기용합니다. 좌타자인 이승엽은 이번 시즌 오른손 투수보다 왼손 투수를 상대했을 때 더 부진합니다. 한국 최고 좌타자로 평가받는 김현수(두산·시즌 타율 0.418) 선수도 좌투수에게는 0.167(우투수 상대 0.590)로 약한 편입니다.
타자의 시야에서 봤을 때 타석과 반대 손 투수의 공이 더 잘 보입니다. 이승엽의 경우 상대 투수가 좌완 사이드암이라면 공이 거의 투수의 등 뒤에서 날아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 좌타자에게 왼손 투수의 공은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오른손 투수의 공은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자 입장에선 몸쪽에서 멀어지는 공보다 바깥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을 치는 것이 편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왼손 타자가 왼손 투수에게 반드시 약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야구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좌투수가 우투수에 비해 수가 적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아 상대하기가 까다롭다고 설명합니다. 우타자들도 좌완보다는 평소에 쉽게 접하는 우완투수를 공략하기가 익숙합니다. 타격은 기본적으로 타자의 훈련량과 컨디션에 따라 좌우됩니다. 왼손 타자가 왼손 투수를 상대할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김경문 감독이 일본의 좌완 이와세를 상대로 좌타자 김현수 선수를 대타로 기용해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