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석했다.

노 전 대통령은 30일 오후 1시19분쯤 청와대 의전버스를 타고 대검 청사에 도착했다. 이날 아침 8시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출발한 지 약 5시간30분만이다.

노 전 대통령이 도착하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검 청사로 들어가는 노 전 대통령의 차를 향해 계란과 신발을 던졌지만, 노 전 대통령이 탄 차에 맞지는 않았다.

대검 청사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린 노 전 대통령은 취재진 중 한 명이 “오전에 왜 면목이 없다고 했느냐”고 질문하자 “면목 없는 일이죠”라며 말끝을 흐렸다.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다음에 하지요. 다음에 합시다”라는 말만 거듭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은 대검찰청 사무국장의 안내를 받아 청사 8층으로 올라가 중앙수사부 이인규 검사장과 잠시 티타임을 가진 후 11층에 마련된 특별조사실로 향했다. 이로써 노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검찰 수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서울을 방문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서울까지 오는 과정에서 입장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차 안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한편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 앞에는 보수단체와 노사모 측이 모여 각기 다른 주장을 펼쳐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보수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한 반면, 노사모 측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 보복성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다.

보수국민연합,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한어버이연합회 등 5개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대검 앞에서 ‘권력비리 부정부패 노무현 즉각 구속 기자회견’을 열고 “법을 잘 지켜야 하는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기 때문에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노사모 회원 150여명은 대검 청사 주변에 모여 청사로 진입하는 길가에 노란 풍선을 매달고, 시민들에게 노란 장미를 나눠줬다. 이들은 “당신이 있을 때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거는 한편,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한 곳에 모여 있는 이들 단체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충돌 등의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탄 버스가 대검 청사로 들어올 때는 병력 1200여명을 동원해 청사 주변을 에워싸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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