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대법관은 29일 "우리 법조계가 지금껏 정실 압력과 유혹을 항상 이겨내 왔다고는 쉽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대법관은 이날 오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초청특강에서 "우리 사회에는 지연과 학연, 혈연 등 원칙을 저해하는 많은 요소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대법관은 "원칙을 저버리고 영혼을 팔아선 안 된다"면서 "바른 길을 찾으려 했지만 반드시 옳은 길을 왔다고 말하기 어려운 세대가 우리 세대지만, 후배 여러분들은 항상 불의를 배격하고 정의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안 대법관은 동료 법조인들의 행태도 꼬집었다. 그는 "다른 법조인들을 살펴보면 전문직이라는 것을 잊고 사는 사람이 있는데 정의감이 있어도 실력과 전문지식, 경륜이 수반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면서 법조인들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대법관은 또 "법조인은 정의를 위한 원칙은 타협하면 안되지만 법리 문제에서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독선과 오만을 경계해야 한다"고 겸손한 자세를 당부했다.
안대희 대법관은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고검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06년 7월 대법관으로 취임했다. 2003∼2004년 중수부장 시절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