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한자의 글자 모양을 변경하는 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어 표기에 있어서 수천년 내려오던 번체자(繁體字·원래 글자)로 돌아갈지, 아니면 번체자의 약자(略字) 격인 간체자(簡體字)를 더욱 강화시킬지에 대한 논쟁이다. 이른바 '간번(簡繁) 논쟁'.
중국은 공산정권을 수립(1949년)한 뒤 1956년 형태가 복잡한 한자들을 간략하게 만든 간체자를 제정, 보급했다. 이에 따라 현재 13억 중국인들은 모두 이 간체자를 사용하고 있다.
판칭린(潘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은 지난 3월 초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향후 10년 안에 간체자를 완전 폐지하고 번체자로 복귀하자"고 제안해 간번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후 반향이 커지자 중국사회과학원은 지난 8일 '간체자와 번체자'라는 포럼을 열었고, 양측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번체자 회귀론자들은 "간체자가 지나치게 생략을 하거나 동음이의어가 많아 혼동되는 경우가 많고, 찬란한 중국 고전(古典)을 못 읽는 '번체 문맹(文盲)'을 양산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간체자 강화론자들은 "간체자를 통해 중국 문화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이뤘기 때문에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맞섰다. 중국 교육부는 현재 각계의 의견을 수렴 중이며, 일부 문제점을 개선해 올해 안에 '새로운 표기 규범'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입력 2009.04.2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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