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씨 자살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24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장씨 소속 기획사 대표 김모씨와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를 비롯한 9명을 접대 강요, 강제추행,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중 장씨의 접대 술자리에 동석한 금융인 2명, 기업인 1명, 기획사 대표 1명, 감독 1명은 일본에 도피 중인 김씨가 체포될 때까지 수사를 중지하는 '참고인 중지' 처리됐다. 이밖에 경찰 조사를 받은 11명은 무혐의로 불기소되거나 내사(內査) 중지 또는 종결됐다.

그러나 경찰은 전담 수사팀 41명을 투입해 장씨 자살 후 49일 동안 수사를 벌이고도 누가 어떻게 장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느냐는 것을 규명하지 못했다. 경찰은 전 매니저 유씨가 소속사 횡포에 시달리던 장씨를 만나 위약금을 물지 않고 소속사를 옮기게 해주겠다며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씨에게 불리한 문건 작성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김씨 회사에서 유씨 회사로 옮긴 여배우 2명과 김씨 사이에 벌어진 소송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것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씨 위협용으로 작성된 문건이 원래 용도와 달리 유출돼 수치스러운 내용이 공개되면서 장씨가 커다란 충격에 빠져 자살로 내몰렸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경찰은 유씨가 장씨가 자살하기 전 어떻게 문건을 일부 언론과 연예인들에게 유출시켰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지금부터 장씨를 비롯한 여러 연예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배우 출연·TV 프로그램 제작 지원 등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착취와 상납의 고질적 비리들의 실체를 끝까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지난 40여일 동안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애꿎은 인사들이 거론되면서 일부 언론과 운동단체가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하려고 벌였던 갖가지 보도 수법과 시위 양태를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발표에서 '조선일보 특정 임원'과 관련해 장씨 전화 3대와 기획사 대표 김씨 전화 3대의 1년 통화내역 5만여건을 대조한 결과 이 임원과 단 한 건의 통화도 없었으며, 이 임원의 행적 기록과 증인의 증언을 대조한 결과 이 임원이 장씨를 알지도 않고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경찰은 그런데도 이 인사의 이름이 문건에 오른 것은 "김씨나 장씨가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누가 사칭(詐稱)을 했거나 장씨에게 다른 정보를 준 사람이 있는지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인사가 무고하다는 사실은 수사 기초자료를 점검하던 경찰 수사 초기부터 상당 부분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과 세력들은 수사를 통해 이 인사의 결백이 밝혀지기 전까지의 기간을 최대한으로 악용해 어떻게든 조선일보와 이 인사의 명예에 상처를 주기 위해 온갖 탈선적 보도와 음해 시위를 벌였다.

KBS는 3월 27일 아침 뉴스에서 한 인터넷 언론사 대표가 접대받은 의혹을 보도하며 이것은 "신문사 대표에게도 부적절한 접대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고 보도했다. MBC 신경민 앵커는 4월 8일 "장자연 리스트에서는 관련된 유력 언론이 떠들썩하게 거론되면서도 정작 이름이 나오지 않아 유력 언론의 힘을 내외에 과시했다"고 했다.

한겨레신문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조선일보 특정 임원에 대한 의혹이 해소돼가자 4월 1일 1면 머리기사에 '경찰이 유력 언론사 대표는 빼놓은 채 다른 사람만 처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아직 나오지도 않은 수사결과를 놓고 미리 의혹이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4월 7일엔 사설을 통해 '경찰 안팎에서 결국엔 유력 언론사 대표 말고 힘이 덜한 사람들만 처벌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는 이 인사의 실명을 보도했고 서프라이즈는 이 인사의 이름이 든 댓글을 의도적으로 장시간 방치하는 방법으로 비방과 의혹 부풀리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는 사이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4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인사의 직함과 성(姓)을 거론해 신분을 공개했고 4월 9일엔 민노당 이정희 의원이 MBC 생방송 '100분 토론'에 나와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다시 이 인사의 직함과 성을 공개했다.

4월 14일에는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국회 질의에서 "작년에 성매매 단속된 사람 중에 언론인이 몇명인가. 언론기관에 성매매 예방교육을 강제하는 법안을 발의해 보라"고까지 했다. 그리고 일부 운동단체들은 수사기간 내내 허위 비방의 플래카드를 들고 조선일보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언론으로서의 조선일보 명예를 훼손했다.

조선일보를 비방하는 데 이렇게 열심이었던 일부 언론, 일부 정치인, 일부 운동단체들은 한 연예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연예계의 착취와 억압과 유착의 구조를 파헤치는 데는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신문과 그 독자는 윤리에 바탕한 신뢰로 맺어진 관계다. 이번에 조선일보에 악의적인 명예훼손 공격을 퍼부었던 세력들은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독자를 이어주는 윤리적 신뢰의 고리를 어떻게든 끊어보겠다는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선일보는 이 악의적 세력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엄격히 물을 것이다. 이와 함께 장씨를 죽음의 길로 내몬 연예계의 검은 비리를 햇빛 속에 드러내 제거하기 위한 보도에 더 한층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