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노래가 절로 나올 것만 같은 리듬. 햇살이 톡톡 터지는 봄날을 연상시키는 흥겨운 멜로디 덕분일까. 가수 윤하(21·본명 고윤하)의 세 번째 앨범 '피스 러브 앤 아이스크림(Peace Love& Ice cream)'이 발매되자마자 3주째 주간·실시간 음원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윤하는 레몬맛 셔벗 아이스크림을 연상시키는 노래 '1,2,3'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옷차림이었다. 샛노란 티셔츠, 짧게 굽이치는 물결머리, 깡총한 미니스커트 차림까지. 2007년 데뷔앨범 '고백하기 좋은 날'을 발표할 때만 해도 유난히 어른스러워 보이는 화장과 옷차림으로 무장하고 나왔던 그녀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그녀의 노래 제목을 질문 삼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 성형했느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예뻐졌다는 소리 같아서 기분 좋던데 요?”한층 발랄해진 가수 윤하.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며 종횡무진 중이다.

#1. 피스 러브 앤 아이스크림…

"2007년 3월, 열아홉살에 데뷔했더니 다들 절 어린 아이로 보는 게 너무 싫었어요. 어리단 이유로 노래도 진지하게 안 듣는 것 같고, 방송 출연할 때도 다들 응석부리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더라고요. 일부러 눈두덩이 새까맣게 칠하는 화장 열심히 하고 바지만 입고 다녔던 것도 그래서예요. 한데 데뷔하고 3년이 지나니 그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유치한 단어들을 재료 삼아 마음껏 노래 불러도 좋겠다 싶었어요. 사랑, 평화, 아이스크림… 같은. 헤헤, 이젠 스물한살답게 굴어도 좋을 것 같아요."

#2. 원, 투, 쓰리…

"아무리 생각해도 전 연예인으론 부족한 점이 많아요. 나름 댄스가수로 오디션에 뽑혀서 힙합 춤을 하루에 8시간 넘게 추면서 연습한 적도 있지만, 그것보단 피아노치면서 노래하는 게 더 좋고요. 예능 프로그램 나가서도 배꼽 잡게 웃기는 소리도 잘 못하죠. 초등학교 시절엔 내가 노래를 엄청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데뷔해 보니 제가 참 노래를 못하는 것 같아서 괴롭더라고요. 기교도 부족하고, 목소리에 힘 빼는 법도 잘 모르는 것 같고. 하나, 둘…, 계단 밟는 심정으로 가고 있어요. 지난 앨범보단 노래가 좀 나아지지 않았나요?"

#3. 사랑하다

"다들 네가 사랑에 대해서 얼마나 알기에 그런 노래를 쓰냐고 해요. '매일 매일 애타게 날 유혹해줄래…', '잠든 그대 보면 달콤하게 키스하고 싶어' 같은 내용 말이죠. 이래 보여도 나름 제 나이다운 연애 많이 해봤어요. 경험하지 않은 내용은 안 써요. 상상만으론 노래가 안 되던 걸요. 앞으로도 오래오래 가수 하려면 엄청 더 많이 연애하고 이별해봐야 되겠어요!"

#4. 그녀는…

"일본 가면 무조건 보아 선배처럼 될 줄 알았어요. 막상 데뷔해 보니 화려한 스타보단 내 위치를 아는 게 더 중요하다 싶어요. 하고 싶은 노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어떤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단 생각이 들고요. 제 노래를 들을 때만큼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야겠다, 그럴 때 나도 행복하겠다, 그게 나란 사람이구나…. 스물한살 되니 이 사실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겠어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