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계권 협상 난항의 와중에서 21일부터 중계를 시작했던 비 스포츠 케이블 방송 디원 TV마저 결국 이틀만에 중계를 접게 됐다.

디원 TV 관계자는 "22일 문학구장서 열리는 SK-롯데전까지만 중계하고 향후 편성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일단 한숨을 돌렸던 한국야구위원회(KBO) 방송 중계권 대행사인 에이클라로선 발등에 불이 다시 떨어진 셈이다. 이로 인해 팬들의 원성도 더 빗발치게 됐다.

디원 TV측에서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기존 방송사들이 편성에 대한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원 TV는 자체 케이블 방송사이기는 하지만 기존 스포츠 전문 채널의 모기업인 공중파로부터 프로그램을 사와서 재방송을 하고 있는데다, 대형 SO(지역 케이블 송출업체)에 송출을 하는 중간 업체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유무형의 영향력이 전달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스포츠 전문 채널 4개사 공통의 의견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 시즌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CJ인터넷이 CJ의 계열사이고, Xports 역시 CJ가 대주주이다보니 현재와 같은 파행 운영을 계속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

또 프로야구가 가장 경쟁력 있는 콘텐츠인데, 자칫 수억원을 절약하는 대신 수십억원의 광고 수입이 날아갈 위기를 그대로 감내할 수는 없다. 쏟아지는 팬들의 비난 여론 역시 방송사들이나 KBO 모두에게 부담이 가는 대목. 그래서 현재의 대립을 깰 수 있는 적절한 명분만 만들어 준다면 난항이 조만간 해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에이클라 홍원의 대표는 "어렵게 대체 채널을 편성했는데, 갑자기 취소돼 당혹스럽다. 다른 채널을 다시 알아보는 동시에 4개사와의 협상도 지속적으로 벌여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