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일 동안 56회 촬영으로 단 한번도 뒤 돌아볼 여유 없이 찍었습니다"
15일 오후, 왕십리CGV에서는 영화 '인사동스캔들'(감독 : 박희곤, 제작 : 쌈지 아이비젼 영상사업단)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의 메가폰을 쥔 사람은 영화 박쥐의 거장 박찬욱도 아닌 신인감독인 박희곤 감독. 그는 이번 영화를 위해 인사동 거리를 밥먹 듯 돌며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고, 취재나 인터뷰 등을 통해 고미술에 대한 고증을 습득하기 시작했다고.
"요즘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하다보니 예전처럼 음성적으로 활성화 되지 못한 정보들을 얻으려 많은 애를 썼다. 영화 속 등장하는 몇 개의 가치있는 작품은 미술팀서 장장 8개월에 걸친 작업을 통해 완성을 했고, 극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다 보니 그 작품들이 소실될 때 마다 마음이 무척 아팠다"고 전했다.
인사동 스캔들은 한국 영화계에서는 또 다른 시도로서 '복원가'라는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직업적 특성을 보여주며 관객에서 새로움을 전달한다. 하지만 영화 속엔 너무나 많은 것을 포함시키려고 했다. 배우들 각각의 캐릭터는 눈에 띄는 것 없이 주연이든 주변 인물이든 스토리를 진행하는 데 바빴고, 미술품에 대한 고증 또한 그러했다. 프레임 진행상 템포는 빠르나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쫓고 쫓기는 역전극은 기대에 다소 못미쳤다.
김래원은 이날 시사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서 "대개 한국 영화가 정적인 구성이 있고, 한 인물 위주로 전개해 나가는 구조를 지니고 있으나 이번 영화는 빠른 템포와 리듬감 있는 작품이 될 것이며, 극중 반전의 힘과 복원하는 과정 또한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엄정화는 이번 영화에서 팜므파탈의 섹시하면서도 품격있는 갤러리 원장인 배회장을 연기했다. 박감독은 엄정화의 매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헤어스타일은 물론, 메이크업이나 의상 등을 일일이 체크해 열의를 보였단다.
엄정화와 벽안도를 놓고 대결을 벌이게 될 김래원. 이 두 주인공 사이엔 뻔히 있을 법한 애정 행각이나 로맨스도 없다. 감독이 극중 엄정화가 맡은 배회장의 캐릭터를 더욱 살리기 위해서라고 대변했고, 이에 엄정화는 "배회장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있어 방해가 되지 않아 오히려 좋았다"고 답했다.
이 영화의 시작은 감독이 시나리오를 구성할 당시 몽유도원도가 일본인들에 의해 진품 아닌 모조품으로 완성되 국내에 소개되었다는 사실에 격분(?)해 스크린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인사동 스캔들'의 개봉 시점은 앞서 언급한 '박쥐'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다. 거장과 신인의 차이점은 이미 최근 영화 , 등 신인감독들의 연승 행진이 있었기에 그 간극을 더욱 좁혀 왔다. 하지만 현재 한국 영화의 위상은 전성기보다 못한게 사실. 개봉 시기에 맞춰 스케쥴에 쫓기다 보면 배우들도 그 만큼 연기에 집중하기도 힘이 들고, 특히 영화 전체를 챙겨야만 하는 신인 감독의 책임은 더욱 무겁게 느껴지기만 한다.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다. 수준 높은 한국 관객들이 이제 평가하는 순간만이 남았다. 이날 마무리로 김래원은 "드라마 식객 이후, 약 한달 동안 복원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나름 노력을 많이 했는데 편집이 많이 되 속상하다. 또, 몸서리가 처질 정도로 추운 산 속에서 밤새워 찍은 필름이 삭제 된 것이 너무나 아쉬워 영화 마지막에 메이킹이라도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이만큼 배우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번 쯤 봐 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 '인사동스캔들'은 400년전 사라졌던 안견의 벽안도를 둘러싼 통쾌한 그림복제 사기활극을 그린 영화로 오는 3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