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의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면서 네티즌이 만든 코믹 패러디도 인기를 끌고 있다.
‘카인과 아벨’의 드라마 홈페이지 이미지 공작실에는 시청자들이 올린 여러 장의 영화 포스터와 주인공들의 캐리커처가 올라와 있다. 또 국내 최대의 디지털카메라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도 재미있는 합성사진이 많다.
출연 배우들의 캐리커처로는 정답게 자전거를 타는 초지커플(소지섭 한지민)과 칼을 든 채 비열한 미소를 띠고 있는 최치수(백승현)의 모습 등이 있다. 또 팬들이 연필로 그린 소지섭의 초상화도 여러 장 있다.
사진 합성물로는 ‘지순이’ 시리즈가 인기를 끈다. 소지섭의 얼굴을 여배우들의 몸체에 옮겨 붙여 ‘지순이’의 요염한(?) 매력을 보여주는 내용들이다.
가장 많은 것은 영화 포스터 패러디로 10여종에 이른다. 시청자들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술꾼보다 더 술 푼 이야기’로 바꾸었고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극중 의사인 소지섭의 직업에 맞춰 ‘미스터 히포크라테스’로, ‘비열한 거리’는 ‘비열한 치수’로 각각 패러디했다.
또 최근 개봉작 가운데 ‘그림자 살인’을 ‘최치수 살인’으로, ‘실종’을 ‘치수’로, ‘용의자 X의 헌신’을 ‘용의자 치수의 헌신’으로 각각 제목을 바꿔 달았다.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밀양’은 중국에서 밀항선을 타고 들어온 영지(한지민)를 빗대 ‘밀항’으로 둔갑했다.
TV 프로그램을 차용한 것도 있다. MBC 예능프로의 인기 코너인 ‘우리 결혼했어요’를 흉내 낸 사진에는 결혼 예복과 웨딩드레스를 입은 초지커플의 행복한 모습이 담겨 있다. 또 케이블 채널 올리브TV의 ‘악녀일기 리턴즈’는 초인 부자의 ‘부자일기 리턴즈’로 탈바꿈했다. 그밖에 어느 시청자가 만든 주인공들의 ‘뇌구조’ 그림도 웃음을 자아낸다.
이같은 패러디물의 초점은 대체로 주인공에게 집중되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이 드라마의 조연인 최치수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카인과 아벨’의 최고 악역으로 주목받는 백승현은 여러 편의 패러디 포스터에서 ‘주연’을 차지해 요즘 한창 떠오르는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네티즌이 만들어낸 배꼽 잡는 유머와 재치는 ‘카인과 아벨’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