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애널리스트지만 정신적 장애를 안고 있는 모습 또한 보여주기 위해 장난감 헤드셋을 사용하게 된거죠

박용하, 박시연, 김강우 등 국내 최고 스타들이 모여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찬사와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 . 그 남자이야기엔 배우 박기웅의 이야기도 있다.

박기웅은 영화 '싸움의 기술'로 공식 데뷔했다. 현재 군 생활중인 '재희'의 친구이자 동료로 등장했었던 그는 이어 모 휴대폰 광고 시장을 휩쓸었던 일명 '멧돌춤'의 장본인으로 한때 그 춤이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로 유행이 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엔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남자들의 로망을 다룬 드라마 로 또 다른 연기 변신을 했다. 대인 기피증과 자폐증 등 복합적인 정서적 장애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가 과연 누군가에 대한 시청자들의 물음은 극이 전개될수록 태생적으로 천재적인 캐릭터이자 주식 분야에서는 따를 자 없는 전문 주식 애널리스트로 일명 '마징가 헌터'라는 별명을 얻은 사내로 발전한다.

"연기도 물론 디테일이 중요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더욱 놀란 건 소도구 하나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해 배우들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었죠. 예를 들어, 실제 교도소서 사용하는 담요나 어떠한 물건을 사용할 때 항상 끈이 달리면 안된다는 규칙, 그리고 주식 애널리스트지만 정신적 장애를 안고 있는 모습 또한 보여주기 위해 장난감 헤드셋을 사용하게 된거죠"

영화가 실패로 돌아간 건 정말 안따까울 뿐이죠. 결과는 안 좋았어도 과정은 내 연기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터닝 포인트 였었거든요

그의 이번 캐릭터는 안경태. 국내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닮은 듯한 이름에 때론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만 배우 박기웅의 모습은 언제나 진지하기만 했다.

"재미없어요, 좀 웃어요!" 라고 주문을 하자, "재미없어도 좀 들어주세요"라고 반문하는 그는 이미 드라마속 캐릭터에 물씬 빠진 듯 큰 눈망울로 연신 캐릭터 설명에 여념이 없었다.

"(박)용하형과 함께 교도소에 있는 장면으로 첫 촬영을 시작했는데요, 생각보다 너무나 잘 해줘서 늘 고맙게 생각해요. 뭐 개인적으로도 가수로 활동중인 (박)효신형이 중간 다리 역으로 알게 됐는데 한류 스타의 이미지만 본 나로선 첨엔 좀 경계도 되고 서먹했어요, 하하!"

극 중 최대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線(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박기웅의 이전 작품들을 들추어 보면, 영화로 시작해 스크린과 광고, 드라마를 오가며 의외로 다수 메이저 작품들을 거친 주연급 배우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무래도 주연으로 캐스팅 된 영화 였었죠. 함께 출연한 이청아씨는 원래 전공이 연출이라 연기는 물론 여러 방면서 끼가 탁월했어요. 그래서 호흡도 잘 맞았구요. 하지만 개봉 이후 영화가 실패로 돌아간 건 정말 안따까울 뿐이죠. 결과는 안 좋았어도 과정은 내 연기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터닝 포인트 였었거든요"

난 배우고, 연기자인데 내가 왜 춤꾼으로 보여져야 만 해? 라는 의문이 들었던 거죠.

그가 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사연은 앞서 언급한 광고였다.

"멧돌춤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고 주변에서 정말 시끌시끌 했어요. 친구들도 저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많은 기대를 걸었었죠. 허나 다가오는 건 예능 프로그램 출연 섭외였어요. 한마디로 보여주기 위한 컨셉인 거죠. 한번 나와서 CF로만 보던 멧돌춤을 보여달라. 순간 화가 많이 났어요. 왜냐구요? 물론 출연해서 얼굴과 이름 더 알려 주면 유명세에 도움은 되겠죠. 근데 한편으론 난 배우고, 연기자인데 내가 왜 춤꾼으로 보여져야 만 해? 라는 의문이 들었던 거죠. 그래서 단번 거절했어요"

고집이 상당하고 용기있는 배우다. 단순히 연예인으로서 세상에 자신을 알리고 싶은 그가 아니었다.

올해 나이 25세. 군대를 아직 다녀오진 않았지만 될 수 있으면 부끄럽지 않은 현역의 길을 선택하겠다는 박기웅은 대학 전공을 시각디자인과로 선택했었다.

"그림 그리는 것도 정말 재밌지만, 어느 순간 외국어 공부에 충실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굳이 글로벌 스타가 되겠다고 허세 부릴려고 결정한 판단은 아니지만 어학에 뒤늦게 꼿혀 지금은 편입해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구요"

박기웅의 미니홈피 통해 친구들은 그를 '박감독'이라고 부른다. 왜냐면 그는 오지랖이 넓기 때문이다?

"하하! 친구들과 항상 만나면 어떤 식이든 내 뜻대로 이끌려고 해요. 좋게 얘기하자면 리더쉽이 있는거고, 이것 저것 간섭하길 좋아한다고 붙여 준 별명이죠"

이번 작품 서, 타고난 주식 애널리스트라고 하는 데 개인적으로 주식은 해봤냐고 물었다.

"주식요?? 아픈 과거의 기억이지만, 아버지가 한때 주식 열풍에 젖어 집안이 기울 정도였어요. 그 모습이 정말 안타깝고 보기 않좋았던 거죠. 주식은 멀리 하고 있지만 나름 미래에 대한 설계로 집은 하나 장만하려고 청약 저축은 하고 있어요. 아직 돈 벌 위치는 아니잖아요?"

그가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하겠다고 했을 때, 좋아하는 여성상이 누구냐고 물었다.

"솔직히 예쁜 여자들만 좋아했어요.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 지혜로운 여자가 매력이 있어요. 바른 길로만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여자가 가장 좋아요"

때론 혼자있는 생활을 즐긴다는 박기웅은 그 공간이 본인에게는 너무나 소중하다고 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캐릭터는 분명 이끌림이 있다. 한 작품 속에서 또 한번 변신한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고 후회 없는 작품 선택이자 기회라고 말한 그는 인터넷 강국 속 자신의 모습은 정말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컴맹이죠. 컴퓨터랑 정말 안친해요. 최근 (박)용하형하고 (이)필립형이 저에 관한 좋은 댓글이 시청자 게시판을 채우고 있더라고 전했을 때 그때 한번 봤어요, 너무 궁금해서요. 이런 말이 적혀있더라구요 '박기웅은 작품 출연할 때 마다 연기가 는다'라는 말에 울컥했죠. 아무 생각없이 사는 저라고 해도 그 순간 이 길이 내 길이구나 라는 생각밖엔 안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