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한국외대부속 용인외고 입시전형이 크게 달라졌다. 지필고사인 학업적성검사와 인성면접이 폐지됐다. 대신 영어 듣기 평가와 구술면접을 치른다. 확 달라진 입시전형에 수험생들은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 외대부속 용인외고를 목표로 하는 김상엽(15·성남 분당중3)군과 백경윤(15·광명 철산중3)양이 직접 학교를 찾아 올해 입시전형의 궁금한 점을 물었다. 남봉철(64) 교장은 쏟아진 질문들에 상세히 대답하면서 "내신관리를 철저히 하고, FLEX형 영어듣기 시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수학에 가중치 둬

김상엽(이하 김): 내신반영률이 커졌습니다. 어떤 과목이 얼마나 반영되나요?

―"그동안 전 과목을 내신에 반영했었지만, 올해부터 국·영·수·사·과 5개 교과만 반영합니다. 내신반영률은 지난해 30%에서 40%로 확대했어요. 특히 수학에는 내신 가중치를 뒀어요. 교과성적 점수 산출 기준은 교과성적 80점과 수학 가중치 20점입니다."

백경윤(이하 백): 내신점수 가중치 과목은 수학만 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아무리 외고라 하더라도 수학은 중요합니다. 앞으로 외고를 다니면서 내신을 준비하거나, 대학 입시를 치를 때 우수한 수학 성적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해외 대학에 진학할 때도 수학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시험이 많아요. 결국 어느 정도 수학적 재능도 필요한데, 선발시험에서 수학 영역을 평가하는 부분이 없어서 내신에서 가중치를 둔 거예요."

◆영어 듣기는 FLEX 유형으로

김: 영어 듣기는 어떤 방식으로 출제되나요? 어렵게 나오나요?

―"영어 듣기 문제는 FLEX(플렉스·한국외대가 개발한 외국어 능력시험) 유형을 기본으로 다양한 형태를 낼 방침입니다. 시험시간 60분 동안 60문제를 풀도록 할 예정입니다. 영어 듣기 시험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는 오해예요. 천천히 보면 못 풀 문제가 없을 정도의 난이도죠. 제한된 시간에 문제 문항이 많아서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단순 듣기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단순 듣기문제만 나오면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들만 유리하겠죠. 듣기 문제를 통해 학생의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독해력을 요구하는 문제도 낼 계획입니다. 물론 교과 지식이 필요한 문제는 나오지 않아요. 문제지에 주어진 지문이나, 들려준 지문에서 답을 유추할 수 있는 문제가 나와요."

김: 특별전형에서 외국어 에세이는 어떤 주제가 나오나요?

―"철학적인 주제는 우리말로도 쓰기가 쉽지 않아 나오지 않아요. 배경 지식이 없이는 답을 할 수 없는 문제를 내지도 않습니다. 에세이를 쓰는 것은 영어 듣기만으로 영어적 역량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시하는 것입니다. 영어적 표현능력과 문법, 단어, 문장력, 사고력 등을 보는 것이죠. 즉, 기본적으로 아는 상식을 영어에 맞게 표현할 수 있느냐를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 당신이 갖춰야 할 소양은 무엇인가?'라는 식의 문제가 나와요."

◆구술면접 유형은

백: 구술면접이 처음 도입됐어요. 어떤 형태로 출제되나요?

―"수학과 과학을 제외한 중학교 교과과정 내에서 10개 내외의 문항을 30~40분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면접관과 1대 1로 만나 답하는 방식을 검토 중입니다. 주로 국어와 사회 과목이 중심이 됩니다. 현재 출제 유형은 여러 가지 모델을 놓고 내부 논의 중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답형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홍길동전을 누가 지었나? 답은 허균'이라는 식은 출제하지 않습니다. 사회도 마찬가지로 '한국의 수도는 어디냐? 답은 서울'과 같은 방식은 나오지 않아요. 지문을 보고 중학교 3년간 배운 내용을 통합적으로 사고해 답을 말할 수 있는 문제를 낼 계획입니다. 이달 말까지 문제유형을 확정지으면 학교 홈페이지에 2~3개의 예시문항을 공개하고, 입시설명회를 통해 자세하게 설명할 예정입니다."

◆남은 기간 준비는 어떻게

김: 2009학년도 합격생의 평균 성적을 가르쳐주세요.

―"일반전형에서 학교 내신은 90점 만점에 85점 정도가 합격선이었어요. 내신 상위 15%까지라고 보면 되겠네요. 영어 듣기의 경우 80점 만점에 72점이었어요. 듣기 1문제가 2점 정도 되니깐, 내신이 부족한 학생은 영어 듣기에서 2~3문제를 더 맞히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거예요."

백: 앞으로 남은 기간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국어든 영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독해력입니다. 영어 듣기는 수능 스타일로 공부하면 안 돼요. 수능 영어는 듣기 문제 이후 나머지 문제에서 듣기 외 영역을 체크하죠. 그러나 외고 입시에서는 독해를 평가하는 지필고사가 없어요. 결국 독해력과 이해력이 필요한 듣기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수능 듣기유형과는 다른 것이죠. 평소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해요. 앞으로 남은 기간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세요. 열정을 가지고 꿈을 현실화시켜 열심히 공부해야지만 좋은 결과가 생기는 법이죠. 내년에는 외대부속 용인외고 학생으로 만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