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한국인에 의해 발간된 민간신문으로 현존하는 지면 중 가장 오래된 지면인 조선일보 1920년 3월 9일자(지령 3호)와 1940년 8월 11일자 조선일보 폐간호 원본이 '국가적 중요 기록물'로 인정됐다.

국가기록원(원장 박상덕)은 9일 조선일보 1920년 3월 9일자와 1940년 8월 11일자 원본을 국가적 중요 기록물로 인정해 보존·복원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이 일간 신문을 역사 자료로 보존 처리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국가기록원은 보존처리와 별도로, 조선일보 지령3호와 폐간호의 복제본을 제작해 기록원에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

기록원은 지난 7일 홍성우 보존복원연구과장 등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끝에, 조선일보 지령 3호는 일제하에서 한국인이 발간한 민간신문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지면 중 가장 오래된 것이고, 폐간호 역시 일제에 의한 강제 폐간이라는 역사를 담고 있는 자료이므로 한 언론사의 사료를 넘어 근대사의 자취를 담은 중요 기록물이라는 의견이 우세해 보존 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록원은 지난해부터 민간의 고(古) 문서류 중에서도 소장자의 신청이 있을 경우 연 1회씩 전문가 심의를 거쳐 보존·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보존·복원 지원 대상으로는 옛 조선일보 지면 이외에, 동아일보의 창간호(1920년 4월 1일자)와 일장기 말소 지면(1936년 8월 25일자), 옛 동해를 '조선해(朝鮮海)'로 표기한 1810년판 일본 고지도(서울대 중앙도서관 소장), 6·25 당시의 삐라(자유총연맹 소장) 등 5개 기관의 문서 자료가 포함됐다.

국가기록원이 보존 복원 처리하기로 결정한 1920년 3월 9일자 조선일보 지령3호(왼쪽)와 1940년 8월 11일자 조 선일보 폐간호. 변색이 심하며 지면의 접힌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등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