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올시즌 잠실구장의 펜스를 앞당긴 것이 화제다. 벌써 2경기서 새 펜스와 기존 펜스 사이로 떨어지는 'X-존 홈런'이 2개나 나왔다. 화끈한 공격야구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에 팬들도, 야구계도 일단 긍정적인 평가다. 그러나 공격은 좋은데 외야수들에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워닝트랙(Warning Track)이 없기 때문이다. 워닝트랙은 펜스 바로 앞에 있는 갈색의 맨땅을 말한다. 뜬 공을 잡기 위해 하늘만 보며 뒤로 달려야하는 외야수들에게 펜스가 임박했음을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LG가 펜스를 앞당기다 보니 워닝트랙 위를 점령하게 됐다. 워닝트랙이 없을 경우 펜스를 인지 못하고 전력질주 하다가 충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펜스가 짧아졌기 때문에 펜스 근처로 가는 타구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여 자칫 부상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롯데 선수들은 이에 대해 약간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7~8일 경기서 중견수로 출전했던 이인구는 "예전 잠실구장을 생각하고 뛰다가 공을 잡고 뒤로 돌아보니 갑자기 펜스가 나타나서 놀랐다"면서 "아무래도 워닝트랙이 있으면 밟을 때 느낌이 달라 펜스가 있다는 것을 아는데 당긴 펜스 때문에 워닝트랙이 줄어들고 나니 조심해서 수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LG도 물론 이에 대해 조치를 생각했으나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고민이다. 펜스 앞의 잔디를 없애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갈색으로 색칠을 할까 했으나 잔디 훼손의 우려가 있어 하지못했고, 지금은 잔디의 결을 달리 깎아 워닝 트랙처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야수들이 눈보다는 발로 느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선수들은 짧아진 펜스에 대해 우려보다는 기대를 더 많이 했다. 이인구도 "펜스가 당겨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수비하면 괜찮을 것 같다. 펜스가 짧아졌으니 내가 홈런 치면 되지 않나"라며 적응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