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몇 년 전 충치로 송곳니 옆에 있던 이를 뽑았더니 그 이후 앞니 사이가 조금씩 벌어졌습니다. 이제는 휑하니 바람이 들 정도입니다. 가뜩이나 치열도 안 좋은데 인상이 영~ 쩝! 치과 가기를 도서관 가는 것만큼 싫어해서 이 사단이 벌어졌습니다.

-후회막급 회사원

A 앞니가 벌어진 이유는 어금니 발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치아는 오묘하게도 빈자리를 채우려는 심리가 있어서 치아들이 발치 한 자리로 장기간에 걸쳐 이동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앞니가 벌어진 드문 경우죠. '앞니 틈새'의 대부분은 선천적이거나 치주질환으로 잇몸이 퇴축돼 발생합니다.

어찌 됐던 이런 경우 '라미네이트'가 딱입니다. 세라믹 도자기 판으로 손톱 모양의 인공 치아를 만들어 기존 치아에 덧씌우는 방법이죠. 이를 양쪽 앞니에 갖다 붙이면 감쪽같으니까요. '라미네이트' 기술은 치과에 널리 보급됐는데요, 환자가 이를 악물어서 치아 본을 뜨면, 이를 치기공소에 보내서 주조공법으로 덧씌울 치아를 치기공사가 직접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일주일 정도 걸렸고 치과 방문도 두세 번 해야 하죠.

그런데 요즘 이 과정을 2~3시간에 끝내는 '즉석 라미네이트'가 등장했습니다. 치과에 앞니 벌리고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앞니가 붙어 있는 거죠.

영화 '미션 임파서블3'를 보신 분은 최첨단 정보요원들이 국제 암거래상의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똑같은 얼굴의 가면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컴퓨터가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합성하여 3차원 이미지를 만들고, 조각 기계는 이 데이터에 따라 석고상을 깎아서 인조 얼굴을 완성하는 거죠.

현실에선 '임파서블' 할 것 같은 영화 속 상상이 치과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구강 안으로 카메라를 넣어 치아를 찍으면 컴퓨터가 치아의 구조와 배열을 3차원 영상으로 만듭니다. 여기에 치과의사가 어느 부위를 덧씌워야 예쁜 치열이 되는지를 그려 넣으면, 컴퓨터의 지시를 받은 조각 기계가 즉석에서 새로운 인공 치아를 깎아서 만듭니다. 이후 바로 갖다 붙이면 끝이죠. 원스톱 인공치아 '미션 파서블'인 셈입니다.

인공 치아를 붙이려면 기존 치아 표면을 살짝 깎아 놔야 접착제가 잘 붙는데, 치아 깎고 인공 치아 나올 때까지 일주일 정도 기다리면 그 사이 세균 오염의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즉석 라미네이트'는 이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정밀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기존 공법 라미네이트는 치아 하나당 가격이 40만~60만원 합니다만, '컴퓨터 라미네이트'는 70만~100만원 정도로 좀 비싼 것이 단점이죠.

흔히 앞니가 벌어져 있으면 복(福)이 새나간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복은 우리 몸 안에 있는 것이네요. '라미네이트'로 그나마 있는 복이라도 잘 지켜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