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 후폭풍이 더 뜨겁다! 대폭발이 끝났지만 여운은 식을 줄 모른다. '신한은행 위너스리그 08~09' 결승전 이후 다소 무료하게 지냈던 e스포츠팬들에게 지난 4일 열린 '바투 스타리그'(스포츠조선-온게임넷 공동주최) 결승전은 그야말로 '뷔페식 이슈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승 오즈의 '폭군' 이제동(19)은 5전3선승제의 스타리그 결승전서 '패-패-승-승-승'이라는 기막힌 역전 드라마를 선보이며 생애 두번째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SK텔레콤 T1의 '테란 황태자' 정명훈(18)은 '인크루트 스타리그 2008'에 이어 2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여기에다 이제동이 우승소감에서 언급한 '이연희'라는 이름 석자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란의 불씨가 됐다. |
▶이제동, 본좌 논란 다시 가열
'본좌'는 원래 자기자신을 높여 부르는 인터넷용어였는데 실력이나 외모가 뛰어나 경쟁자를 꼽기 힘든 사람을 가리킬 때 쓰이고 있다. 이제동의 우승 이후 '이제동이 본좌 대열에 올랐나'를 두고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찬성하는 측은 '임요환-이윤열-최연성-마재윤' 등 '빅4'의 아성에 필적할만한 스타플레이어라고 주장한다. 이제동은 소속팀 화승 오즈를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후기리그 우승, 통합챔피언전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개인전에선 스타리그 2회 우승에다 MSL과 곰TV 클래식에서도 우승 경력이 있다. 2009년 4월 한국e스포츠협회(KeSPA) 스타크래프트 부문 프로게이머 랭킹 1위다. 그러나 이에 맞서 '아직은 본좌로 인정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본좌 빅4'의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골든마우스'(스타리그 3회 우승자에게 수여하는 트로피)를 받으면 본좌로 인정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명훈, '2인자 라인' 가입?
정명훈은 직전 대회였던 '인크루트 스타리그 2008'에 이어 2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총 26회의 스타리그 역사상 2회 연속 결승진출은 여섯번 뿐이며, 테란 종족으로는 임요환(SKT1ㆍ3회 연속) 이윤열(위메이드)에 이어 세번째의 위업이었다. 비록 2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성과였다. 그러나 일부 e스포츠팬들은 '이번 준우승으로 정명훈은 2인자 라인이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공군에 입대한 홍진호(저그)와 삼성전자 허영무(프로토스)에 이어 테란 정명훈까지 종족별 '2인자 라인'이 완성됐다는 우스개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명훈의 소속팀 SKT1의 팬들은 다음 대회서 정명훈이 분발할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연희, 자고 일어나니 검색어 상위권?
이제동이 우승소감에서 "탤런트 이연희씨의 응원 영상메시지가 큰 힘이 됐다"고 밝히면서 이연희는 스타크래프트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화제가 됐다.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까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톱10에 머무를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여기에다 지난해 11월말 방송된 온게임넷 토크쇼 '스타 7224'에서 CJ엔투스의 마재윤이 "이연희씨가 내 이상형이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 사이에선 '이러다 삼각관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또 디시인사이드 이연희 갤러리에선 '방송에서 이연희의 이름을 언급한 건 경솔한 게 아니냐', '사귀는 것도 아니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준 것 뿐인데 민감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연희가 보내줬다는 영상 메시지를 보고 싶다' 등 다양한 의견이 등장했다. e스포츠를 잘 모르는 네티즌들은 '이제동이 누군데 이렇게 화제가 되냐'는 질문을 올리기도 했다.
< 곽승훈 기자 europe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