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지난해 2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에게 500만 달러를 건넨 사실을 퇴임 직후인 3월쯤 파악했다고 쿠키뉴스가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당시 이 돈의 성격과 사용처 등을 확인했는지 아니면 단순한 투자자금으로 생각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은 (500만 달러가 건너간 사실을) 퇴임 직후에 알았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봉하마을로 내려온 무렵에 알게 됐다”며 “지난해 3월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이후 거래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정상적 거래로 봐서 별 문제가 안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쿠키뉴스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7년 8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500만 달러가 비자금이라고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노 대통령이 퇴임 후 농촌살리기 사업을 하고 싶어하니 돈을 모아 보자고 말을 꺼냈더니 박 회장이 ‘홍콩에 비자금이 있으니 500만 달러 정도 가져 가라’고 제안했다”면서 “(박 회장 제안이) 말도 안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해 헤어졌다”고 쿠키뉴스에 말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다음주 박 회장의 홍콩법인인 APC 계좌 자료를 넘겨받아 박 회장이 연씨에게 보낸 500만 달러의 성격과 노 전 대통령의 관련성 등을 본격 수사할 계획이다. 또 다음주부터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이 있는 현역 국회의원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