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 표절 논란이 결국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내의 유혹‘이 자신의 소설 ‘야누스의 도시’를 표절했다고 주장해 온 작가 정혜경(48·여)씨는 2일 대구우리신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내의 유혹’이 내 소설과 일치하는 대사와 장면 등 60여개 목록을 작성해 SBS에 3월 25일까지 답변을 요청했지만 어떤 답변도 하고 있지 않다”며 “표절 사실을 인정할 때까지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드라마에서 아이를 빼앗긴 뒤 아이 아버지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민현주와 장애 여성인 ‘하늘’이라는 캐릭터는 내 소설의 남재희, 성림이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야누스의 도시’는 정씨가 지난 2001년 석사학위 논문으로 집필한 ‘신의 선물’을 장편으로 개작한 소설로 지난 2007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대구우리신문에 연재됐다.

앞서 정씨는 지난 2월 초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내용이 ‘야누스의 도시’에서 남편에게 버림받고 아이를 빼앗긴 뒤 복수에 나서는 과정이 일치한다”며 “드라마 방송으로 2월 중 예정했던 책 출간이 미루지는 등 내가 표절작가가 될 상황이 됐다”고 표절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정씨는 책 출판을 앞두고 주목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내가 가만히 있으면 내 책이 드라마를 흉내낸 것처럼 평가받을 것”이라며 “책을 광고하려는 것이 아니고 문제가 있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내의 유혹’ 제작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씨로 인해 소중한 명예를 훼손당했고, 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또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플레이를 하려는 그를 묵과할 수 없기에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작진은 “정씨의 주장내용을 보면 ‘장애여성의 시각에서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시작해 오영실(하늘 역)을 중심으로 하는 스토리는 거의 자신의 소설에서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내의 유혹’은 ‘남편에게 버림받은 현모양처가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나 남편과 시댁식구에게 복수하는 이야기’가 중심플롯을 이루고 있다”며 “정씨의 주장처럼 장애여성의 시각에서 드라마를 이끌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예를 들어 정씨는 ‘하늘’이라는 코믹한 인물이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아내의 유혹’을 장애여성의 이야기로 보는 듯하다”며 “특히 ‘하늘’이의 아명이 ‘별님’인데, ‘야누스의 도시’의 장애여성 이름이 ‘성림’이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적혀 있는데, 도대체 ‘별님’이와 ‘성림’이라는 이름이 무슨 유사성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