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각)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은 네바다주 헨더슨시에 거주하는 존마를로 발라스타 나파(27)를 이메일 협박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나파는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 1주기인 지난해 4월 16일 조승희와 알고 지냈던 2명의 버지니아공대 여대생들에게 협박 메일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여학생은 조승희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고, 또 다른 여학생은 조승희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 살면서 서로 알고 지낸 사이로 두 여학생은 총기 참사 이전에 조승희가 자신들에게 원하지 않는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반복해서 건다며 학교당국에 관련 사실을 신고했었다.
공군 정보기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나파는 이 두 여학생에게 협박 이메일을 보내면서 '조승희의 복수'라는 인터넷 주소를 사용했다. 나파는 이어 조승희가 죽인 사람들과 두 여학생의 얼굴 사진이 부착된 종이인형을 들고 있는 조승희의 사진을 이메일에 담았다.
두 학생의 신고를 받은 FBI는 이메일이 네바다 대학의 한 공용 컴퓨터에서 전송된 것을 확인한 뒤 나파를 체포했다. 경찰은 지난해 나파를 체포할 당시 그의 집에서 13정의 총기와 3개의 방탄조끼를 압수했으며, 나파는 보석이 허용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 구금돼 있다. 나파는 다음 달 28일 버지니아주 로아노크의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인 가운데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나파가 보낸 이메일에는 조승희가 범행 전에 방송사에 보낸 메시지와 총을 들고 있는 조승희의 사진, 그의 행동을 찬양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파의 주변인들도 "그가 평소 조승희를 우상화했으며, 짧게 깎은 머리도 조승희를 본뜬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 사는 스티븐 보네이다는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 이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조승희의 범행을 찬양하는 문구를 올림 혐의로 지난해 3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보네이다는 당시 인터넷에 "버지니아텍 학생들은 희생당할만 했다"면서 "나도 언젠가 놀이공원을 여행하는 것처럼 버지니아텍에서 그같은 사건을 벌일 것"이라고 적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