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의사(義士)'가 일본의 '이치로 히로부미'를 3차례 저격하며 일본을 꽁꽁 묶었다.

18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일본과의 승자전에 선발 등판한 봉중근은 5와 3분의1 이닝 동안 1점만을 허용하면서 일본 타선을 봉쇄했다. 피안타는 3개에 불과했다.

6회에도 공 1개로 원아웃을 시킨 봉중근은 투구 수 79개로 자신의 임무를 100% 완수한 뒤 윤석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WBC 대회 규정에 따르면 한 투수는 85개까지 공을 던질 수 있다.

봉중근은 지난 9일 일본과의 아시아라운드 순위 결정전에서 5와 3분의1 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 호투로 한국의 1-0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팬들로부터 '국민 영웅' '봉중근 의사'라는 칭호 얻었다. 이날 완벽 투로 봉중근은 이번 대회에 일본과의 세 번째 맞대결에도 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봉중근은 두번째 대결에서도 승부의 관건으로 평가됐던 일본의 선두타자 이치로를 3타수 무안타로 완벽히 막아냈다. 이치로는 1회와 3회말 타석에 들어서 모두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이치로는 5회초 1사 1, 3루에서 찬스에서도 2루수 땅볼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이날 봉중근은 일본 타선을 힘으로 제압하는 대신 특유의 완급 조절로 일본 타자들의 진을 뺐다. 땅볼 아웃이 12개나 나올 정도로 일본 타자들은 봉중근의 공에 배트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봉중근은 매회 볼넷과 몸에 맞는 볼 등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고비마다 병살과 범타로 일본 타선을 요리하면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내야를 가리지 않고 수비수들의 호수비가 더해지면서 봉중근은 더욱 힘을 냈다.

봉중근은 특히 4회초 5번 오가사와라의 투수 강습 타구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부상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양상문 대표팀 투수코치가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 봉중근의 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하지만 봉중근은 마운드에 남았고, 1사 1, 2루의 위기 상황에서 6번 우치카와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이닝을 마쳤다.

5회 초에도 1사 1, 3루의 위기를 1점으로 막으며 위기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