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인터넷 단속을 풍자한 동요‘차오니마(양처럼 생긴 알파카의 일종)의 노래’가 인기를 끌면서 차오니마 인형(왼쪽)과 가방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단속을 풍자한 동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동요뿐만 아니라 이 동요에 등장하는 차오니마(草泥馬)라는 인형과 가방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차오니마는 양처럼 생긴 알파카의 일종.

중국 어린이들이 부르는 '차오니마의 노래(草泥馬之歌)'는 올 1월 처음 등장한 뒤 2개월 만에 유튜브에서만 120만 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덩달아 40위안(약 9000원) 하는 암수 한 쌍의 차오니마 인형도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가사 내용은 대략 이렇다. "거칠지만 아름다운 마러 사막에 장난꾸러기 차오니마들이 자유롭게 살았어요. 그러나 그들의 행복은 사라졌어요. '민물게(河蟹)'들이 침입했기 때문이죠. 용감한 차오니마들은 잡아 먹히지 않으려고 민물게들을 무찔렀어요." 이 동요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최근엔 가사가 약간씩 변형된 다양한 버전들이 쏟아지고 있다.

SCMP는 "이 노래는 본토의 똑똑한 네티즌들이 중국 정부의 인터넷 단속을 국가적인 웃음거리로 만들기 위해 지어낸 것"이라고 소개했다. 노래에서 민물게(河蟹)의 중국어 발음 '허셰'는 후진타오(胡錦濤) 정부의 중심 철학인 '허셰(和諧·조화)'와 발음이 같고 '차오니마'의 발음은 욕설 '차오니마'와 같다. 인터넷 탄압에 화가 난 네티즌들이 고의로 중의적(重義的)인 용어들을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SCMP는 "유사한 음(音)을 이용한 단어로 중국의 거대한 인터넷 단속망을 피한 일은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성공한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도 "최근에는 저속한 내용의 차오니마 동요가 소설, 가곡, 만화, 애니메이션, 장난감 등으로 만들어지는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2월까지 3000개의 웹사이트와 270개의 블로그를 폐쇄했다. SCMP는 "중국 정부가 표면적으로는 음란물 단속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자유주의와 반체제를 주장하는 사이트와 블로그들이 타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