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으면 조상 탓?
유전 영향 23%… 영양·환경이 더 중요

성장은 유전과 환경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 키를 결정짓는 요소는 영양 31%, 기타 환경적 요인 26%, 유전 23%, 운동 20%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에 사는 마사이족은 평균 키가 180㎝인데, 피그미족은 145㎝에 불과하다. 유전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남북한을 비교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1960~1970년대 남성을 비교했을 때 남과 북의 키 차이는 크지 않지만 지금의 20대를 비교해보면 북한 남성이 남측보다 7㎝가량 작다. 키 크기가 유전에만 좌우되지 않는다는 증거다.

성장판은 스무 살 이전에 닫힌다?
사춘기 시기와 성호르몬 분비 따라 달라

키 성장에 크게 관여하는 곳은 뼈와 근육이다. 특히 주목할 곳은 성장판. 성장을 일으키는 이 부분은 손·발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 발목, 무릎, 척추 등에 있다. 대개 사춘기 때 급성장하다가 어느 순간 성장판이 닫히기 시작하는 이유는 성호르몬 때문이다. 성호르몬이 분비되고 2~3년이 지나면 성장판은 완전히 닫히게 된다. 최근 성장학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성조숙증 치료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키 작으면 무조건 ‘성장 장애’?
1년 성장 4㎝ 이하거나 또래보다 2년 이상 처질 때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키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또래보다 큰 학생이 성장클리닉에 찾아와 “185㎝까지 크고 싶다”고 떼쓰기도 한다. 이처럼 키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는 많지만 대개 ‘성장 장애’ 수준은 아니다. 성장 장애는 △1년에 키가 4㎝ 이하로 자라거나 △또래 친구들의 평균치보다 10㎝ 이상 작을 때 △100명을 키 순서대로 세웠을 때 세 번째 안에 드는 경우 △엑스레이(X-ray) 검사를 통해 골격 성장 속도가 2년 이상 느리다고 판명되거나 △사춘기인데도 성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며 △비만인 경우 등이다.

남자는 군대 가서도 클 수 있다?
 대개 여자는 만 16세, 남자는 19세에 성장 멈춰

보통 만 2세부터 매년 5~7㎝씩 자라다가 만 5세쯤 되면 출생 시 키의 두 배인 100㎝를 넘는다. 사춘기가 되면 키가 급격히 큰다. 보통 남자는 만 12~13세, 여자는 만 11~12세 정도. 사춘기가 지나면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 남자는 만 19세, 여자는 만 16세 정도에 성장을 멈춘다. 흔히 어른들이 “남자는 군대에 가서도 큰다”고 위로하지만 이는 특별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운동할 때 많이 나온다?
잠자는 동안 많이 분비…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방해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호르몬은 성장호르몬이다. 뼈가 자라고 근육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친다.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시간은 잠자는 동안. 이때는 깊고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성장과 수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잠들기 3~4시간 전에 과도한 운동을 피한다. 바나나, 우유, 대추차, 호두차, 상추 등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어떤 운동이든 열심히 하면 키 큰다?
줄넘기 무리하면 관절 악영향… 역도·씨름·유도도 안 좋아

‘롱다리’가 되고 싶다면 운동도 가려 하자. 대표적인 키 크는 운동은 수영, 농구, 배구, 태권도, 걷기, 달리기, 매달리기, 스트레칭, 줄넘기 등이다. 수영은 관절에 무리가 없고 전신 운동이 가능해 성장뿐 아니라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태권도는 관절에 자극을 주고, 스트레칭과 매달리기는 관절을 이완시켜 연골 성장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성장에 방해가 되는 운동도 있다. 역도, 씨름, 유도, 기계체조, 레슬링이 대표적이다. 성장기 어린이들이 너무 격렬한 운동을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줄넘기도 무리하면 관절에 악역향을 미친다. 줄넘기는 시멘트 바닥 대신 흙이나 마룻바닥처럼 충격이 덜한 곳에서 20회 정도 하고 1~2분 동안 쉬는 방법으로 하루 200회 정도 하는 것이 최선이다.

성장판만 안 닫혔으면 클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빈혈 등 만성질환이 원인일 수도

단순히 키만 측정해서는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성장클리닉에서는 성장판 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모발검사 등 다양한 검사로 발육 상태를 파악한다. 성장판 검사는 뼈 나이가 몇 살인지 판정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뼈가 늦게 자라는 아이인지, 사춘기가 빠르게 진행된 아이인지, 성장판이 닫혔는지를 알아보는 검사다. 혈액과 소변 검사를 하는 이유는 다른 만성질환이 있어도 키가 자라지 않기 때문.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갑상선호르몬이나 성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는지, 빈혈은 없는지 체크한다. 성장호르몬 분비에는 아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모발검사를 실시한다. 모발검사를 통해 전반적인 영양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많이 먹으면 큰다?
비만은 성장 막는 결정적 장애… 필요한 영양소 위주로

비만은 성장을 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이다. 살이 찌면 몸이 둔해지고 운동 능력은 떨어진다. 비만은 성조숙증과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무조건 많이 먹기보다는 꼭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편이 현명하다. 칼슘, 아연, 마그네슘, 비타민C, 단백질,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먹도록 한다. 유제품, 해산물, 견과류, 녹색 채소 등이 대표적이다.

음식·운동만 신경 쓰면 된다?
스트레스 받아도 성장호르몬 감소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감소한다. ‘나는 언제 클까’ 전전긍긍하면 오히려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키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키가 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학업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아이의 경우 음식물을 소화하거나 숙면을 취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성장이 더뎌지기도 한다. 긍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음식 조절, 운동 등을 병행해야 성장에 도움이 된다.

아토피·천식과 키는 상관 없다?
가려움·호흡 곤란으로 잠 못 자고 음식 제한해 성장 더뎌

아토피나 천식이 심하면 가려움증, 호흡 곤란 등으로 인한 만성 스트레스로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수면 중에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아토피 환자의 경우 여러 가지 음식 섭취를 제한하기 때문에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기 어려워 성장이 더뎌진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깊은 잠을 방해해서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고 성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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