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죽고 싶었어요"

지난해 1월 홍콩을 발칵 뒤집었던 연예인 누드사진 유출파문의 피해자인 인기 여가수 '트윈스' 멤버 종흔동(鐘欣桐·질리안 청)이 1년여만에 심경을 고백했다.

최근 사진을 찍었던 진관희(陳冠希·에디슨 찬)가 지난달 법원의 심리에서 증언한 이후 8명의 피해자들 중 배우 장백지(張柏芝·세실리아 청)에 이어 두번째로 침묵을 깬 것이다.

종흔동은 지난 5일 홍콩 TVB의 한 프로그램 녹화에 나와 "섹스사진 스캔들이 터진 뒤 나는 존엄성을 잃어버렸다"며 "한때 자살하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종흔동은 "더이상 나에게 프라이버시는 없었다"며 "난 모든 것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줬고, 내가 무엇을 하든 비난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누드사진 스캔들이 터진 직후인 지난해 2월 “내가 너무 순진했고, 어리석었다”고 말했던 종흔동은 1년여가 지났지만 자신에 대한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종흔동은 눈물을 흘리며 “그런 바보같은 짓을 했다는 것을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진을 언제 찍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잃고 싶지 않은 건…”이라며 말을 흐렸다. 그녀는 그러나 무엇을 잃고 싶지 않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스캔들이 터진 직후 종흔동은 평소처럼 일을 계속하려고 TVB의 자선버라이어티쇼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방송국에 2000건 이상의 불만이 접수했다. 이는 이 방송국에 접수되는 일년 불만 건수의 4분의 1정도였다.

종흔동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정말 서럽게 울었다. 엄마에게 ‘나는 지쳤다. 더는 못견디겠다’고 했더니 ‘(연예계일을)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라 ’며 나를 지지해 줬다”고 했다.

종흔동의 인터뷰는 7일 TVB를 통해 방송된다.

또 다른 피해자인 장백지도 지난달 27일 홍콩의 한 TV방송에 출연해 진관희에 대해 “위선자다. 악어의 눈물을 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파문 직후 캐나다로 도피한 진관희는 지난달 23~24일 벤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에서 진행된 홍콩 심리에서 "나는 피해자들을 보호하길 원한다"며 "모든 피해자들이 다시 건강하고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장백지는 “1년전 스캔들이 터졌을 때도 진관희는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지만 진관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진관희는 인터넷에 사진들이 퍼져갈 때도 확산을 막기 위한 아무 조치도 안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스캔들이 터진 이후 진관희는 우리(피해여성들)에게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고,전화조차 받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2006년 인기 배우 사정봉(謝霆鋒·니컬러스 체)와 결혼해 이듬해 아들(2)를 낳은 장백지는 자신의 모든 잘못을 기록한 일기를 매일매일 쓰기 시작했고, 아들이 18살이 되는 해에 그 일기장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월 진관희가 촬영한 홍콩 톱스타 연예인들의 음란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파문이 일었다. 피해자들은 장백지와 종흔동, 가수 겸 배우 진문원(陳文媛·보보 찬), 배우 안영사(顔穎思·옌잉스),진사혜(陳思慧·천쓰후이),양우은(梁雨恩·량위언), 홍콩 가요계의 톱스타인 조이 융(容祖兒·용조아) 등 홍콩 여성 톱스타들과 홍콩 엠퍼러(英皇)그룹 회장의 조카딸이자 진관희 본인의 약혼녀였던 빈시 영(楊永晴·양영청) 등이었다.

진관희의 집에서 촬영된 사진들은 대부분 성행위 장면을 담은 노골적인 음란사진과 누드사진이었고, 홍콩경찰의 조사결과 문제의 사진들은 진관희가 고장난 노트북 컴퓨터 수리를 맡겼던 컴퓨터 수리공에 의해 유출돼 인터넷에 확산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