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라이언 에어를 이용해 싱가포르에서 발리를 가는 데 드는 비용은? 5달러 80센트. 한국돈으로 9000원이다. 또 있다.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를 타고 말레이시아 국내를 여행하는 가격은? 놀라지 마시라, 단돈 26센트. 4000원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 어른 요금이 4만7900원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불황 속에서 마침내 항공사들이 '미쳤다'. 동남아의 저가항공사들이 단 한 명이라도 손님을 끌기 위해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는 싱가포르-방콕 구간 편도 티켓을 43달러에 내놨다. 하지만 돌아오는 항공편은 337달러. 태국의 노크 에어도 지지 않는다. 태국 국내선은 목적지가 어디든 세금 포함해 단돈 25센트다.

출혈 경쟁을 비웃으며 구경하고 있던 싱가포르의 항공사들도 마침내 경쟁에 동참했다. 싱가포르항공의 자회사인 타이거항공은 4일 동남아 인근 국가행 티켓을 세금을 포함해 16달러짜리 상품을 내놨다.

그러자 타이거항공의 경쟁사인 제트스타 아시아는 한술 더 떴다. 제트스타는 4일 "우리보다 싼 티켓을 발견하면 우리 티켓을 그 가격보다 10% 싸게 팔겠다"고 선언했다. 동네 수퍼마켓끼리에서나 볼 수 있는 가격 경쟁 덕에 올 여름 여행객들은 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