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이 과거사의 '마지막 장벽'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1일 워싱턴발(發)로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오는 7월 미국 하와이를 방문하는 방안을 양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와이는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태평양전쟁을 시작한 이른바 '진주만 공습'의 무대. 당시 미군과 민간인 2400여명이 사망해 미국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이 때문에 일본계 주민이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총리조차 하와이를 방문하지 못했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의 반일 구호 '리멤버 펄하버(Remember Pearl Harbor)'는 9·11 테러 직후 반(反)테러 구호로 되살아날 만큼 미국인에게 피해의 상징으로 강하게 각인돼 있다.

통신에 따르면, 미·일 정부는 오는 7월 아키히토 왕이 캐나다를 공식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하와이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유감의 뜻을 밝히는 수위는 현재 미·일 당국이 조정 중. 일왕의 하와이 방문이 실현될 경우 미 대통령의 일본 원폭지(原爆地·히로시마, 나가사키) 방문도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