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희. (사진=영화 무간도 2 캡쳐)

지난해 1월 홍콩을 발칵 뒤집었던 홍콩연예인 누드사진 유출파문의 당사자인 진관희(陳冠希·에디슨 찬·29)는 23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홍콩 법원의 심리에서 사진 속 여인들은 홍콩의 톱스타 배우들이라고 시인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에서 진행된 이날 심리는 홍콩 법원의 판사들이 진관희의 증언을 듣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열렸다.

당초 진관희는 “사진 속 여성들에 대한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겠다”며 “나는 그들의 결백함을 보호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들은 충분히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관희는 판사가 사진 속의 일부 여성에 대한 신원을 확인할 것을 명령하자 사진속 여인들 중 인기 여가수 ‘트윈스’ 멤버 종흔동(鐘欣桐·질리안 청)과 배우 장백지(張柏芝·장바이즈), 가수 겸 배우 진문원(陳文媛·보보 찬), 배우 안영사(顔穎思·옌잉스) 등 4명에 대해서는 맞다고 시인했다. 진관희가 파문 이후 피해 여성의 신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사진이 유출된 여성들은 종흔동, 장백지, 안영사, 진사혜(陳思慧·천쓰후이), 양우은(梁雨恩·량위언), 진문원, 홍콩 가요계의 톱스타인 조이 융(容祖兒·용조아) 등 홍콩여성 톱스타들과 홍콩 엠퍼러(英皇)그룹 회장의 조카딸이자 진관희 본인의 약혼녀였던 빈시 영(楊永晴·양영청) 등이었다. 진관희의 집에서 촬영된 사진들은 대부분 성행위 장면을 담은 노골적인 음란사진과 누드사진이었다.

경찰조사결과 문제의 사진들은 진관희가 고장난 노트북 컴퓨터 수리를 맡겼던 컴퓨터 수리공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 ‘파이란’에 출연했던 장백지는 음란사진 유포 후 “사진 속 인물은 자신과 닮은 사람”이라고 주장했으며 지난 2006년 장백지와 배우 사정봉(謝霆鋒·니컬라스 체)도 “조작된 사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두차례나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문도 나돌기도 했던 종흔동은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과거에 내가 매우 순진했고, 어리석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우회적으로 시인한바 있다.

검은색 정장차림으로 법원에 출두한 진관희는 “나는 프라이버시를 즐기고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사람”이라며 “사진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일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진관희는 “물론 내가 사진을 찍었고, 내 개인 노트북에 저장했다”고 인정했다. 재판정에서 공격적인 답변 태도를 보이기도 했던 진관희는 “모든 것은 내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여성들과 합의한 행위”라고 밝혔다. 그는 사진들은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촬영된 것으로 진관희는 성행위를 했던 여성들에게 찍은 사진들을 모두 보여줬다고 진술했다.

진관희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사진을 보여준 적도 없고, 보여줄 의도도 없었다”며 “노트북 패스워드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준 적도 없다”고 의도적 유출의혹을 부인했다.

진관희는 또 “수리공에게 컴퓨터를 맡기기 전에 사진파일을 모두 ‘휴지통’에 버린 뒤 삭제했다” 며 “삭제한 파일들이 복구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영화 ‘무간도’로 잘 알려진 진관희는 지난해 1월 자신이 촬영한 홍콩의 톱스타 연예인 등 8명의 여성의 음란 및 누드사진 수백장이 유출돼 파문이 일자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뒤 고향인 캐나다로 건너갔고, 당초 결혼을 약속했던 빈시영에게는 파혼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