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을 만들 때 핵심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지난 1년간을 어떻게 평가할까. 본지는 정권 창출에 참여했던 주요인사 20명에게 지난 1년간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물어봤다. 현재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거나 현 위치상 '정권평가'를 하기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가정체성 확립 노력 평가
현 정권 탄생에 힘을 쏟았던 20인은 1년간 잘했던 일로 "지난 10년 정권에서 흔들렸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사회 질서를 바로잡으려 노력한 것"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명박 캠프의 고문격이었던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송정호 전 법무장관 등 절반 정도가 "촛불시위나 용산사건 등 어려운 순간에도 원칙을 지키려고 나름대로 애썼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다음으로는 "아직 성과는 나지 않았지만 국제적인 위기 상황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경제 문제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국제 공조와 신속한 대응으로 국제 금융위기를 넘기고 있으며, 녹색 뉴딜 등으로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고 본다"(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평가였다. 이 밖에 한미 관계 복원 등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소통 부족·인사의 아쉬움
20명 중 거의 대부분이 '1년간 잘못했거나 아쉬운 점'으로 소통과 화합 부족을 꼽았다. 정두언 의원은 "정치권의 화합, 사회통합이 아직도 안 되고 있다"며 "당내 주류 비주류 갈등, 여야 관계 경색, 좌파의 혼란 조장 등이 여전하다"고 했다.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은 "일만 열심히 하면 국민이 알아주리라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었던 것 같다"며 소통 부족을 아쉬워했다. 같은 맥락에서 인사(人事)의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경험 부족에 따른 초기 국정 운영 실패'를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은 "정권 초기 촛불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당초에 계획했던 공기업 개혁 등 핵심 과제들의 추진 속도가 늦어진 것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도 "인사 등에서 초기에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했다.
◆정책 일관성 등 주문
응답에 응한 20명 전원이 이명박 정권의 미래에 대해서는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잘 되기 위해선 절반 이상의 사람이 "선진국 기반 구축이라는 목표에 따라 만들었던 정책들을 추진하는 데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김효재 강승규 권택기 의원과 박영준 국무차장 등, 선거캠프인 안국포럼 출신 다수가 이런 의견을 내놓았다. 김대식 민주평통 사무차장은 "외부의 간섭이나 눈치를 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인재를 폭넓게 발굴하고 기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이 나왔다. 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 '네거티브 방어 책임자'였던 오세경 변호사, 주호영 진수희 정태근 조해진 의원 등은 "국정 방향을 잘 아는 사람, 능력 있는 새로운 인물, 전문성 있는 테크노크라트 등을 넓게 구해 청와대와 정부, 당에 재배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