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실종사건(?). 이번 결승의 '주연배우'격인 이세돌 九단이 1국 당일 새벽까지 나타나지 않아 관계자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이 九단은 22일 밤 11시50분 친형인 이상훈 七단과 함께 택시를 대절, 2시간여 만인 2시10분께 숙소인 만해마을에 도착함으로써 행사는 가까스로 치를 수 있었다.

당초 한국기원은 이 九단을 포함한 일행 전원을 22일 오전 11시 버스 편으로 출발시킬 예정이었다. 이세돌은 출발 예정시간이 지나 부인을 통해 "따로 가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이에 기원측은 바둑 관계자 모씨의 승용차를 이세돌의 집으로 보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40여분을 기다리다 "혼자 가시라"는 전갈을 듣고 철수했다. 이 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세돌 부부 사이에 약간의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세돌은 원래 출발 예정 하루 전인 21일 백담사로 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기원측이 난색을 표했고, 22일 승용차 편까지 놓치면서 대국 당일 새벽에 떠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것이 형 이상훈 七단의 얘기다. "어차피 대국 전날 밤은 잠을 이루지 못하므로 상관없다"고 하더라는 것. 이 七단은 22일 심야에 동생의 집으로 가 설득, 함께 택시로 밤길을 달려 몇 시간 눈을 붙이게 한 뒤 23일 아침 무사히 대국을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고 오전 11시께 상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