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우야, 예쁜 척 하지 마라." 손자 같은 후배를 위해 친히 모니터링 해주는 나문희 선배의 충고는 따끔했다. '돌아온 일지매'의 정일우. '거침없이 하이킥'의 반항아에서 조선시대의 낭만적인 의적으로 변신했다. 정일우는 그 사이 삐~쩍 말라 보였다. 거침없이 산을 타고 바다에선 빠져 죽을 뻔 했으니 그 고생이 녹록치 않았을 터. 극 초반의 뜨뜻미지근한 '간 보기'를 마치고 본격적인 의적 활동에 들어가는 정일우를 만나 그간의 '고초'를 들어봤다. |
-항간에는 이민호가 원래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할 예정이었단 얘기가 있다.
▶켁, 아니다. 민호는 '하이킥' 오디션을 본 적도 없다. 민호도 그러더라. "도대체 왜 그 얘기가 나와서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나. 갑자기 왜 너는 못된 놈 되고 내가 불쌍한 놈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더라. 당시 민호는 다른 데 오디션을 보고 있었고 나도 연기 지망생이었다. 하이킥 3차 오디션까지 올라가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에서 민호랑 놀러갔다가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버럭!) 말이 안 되지. 둘이 같이 사고 났는데 그럼 둘 다 못 하던가.
-그때 사고에서 이민호는 6개월 입원했고 본인은 한 달 만에 퇴원했다던데?
▶아니다. 나도 네 달 입원했다. 다치기는 내가 더 많이 다쳤는데.... 이것 때문에 오디션 떨어질까봐 하이킥 감독님께 말씀도 안드렸다. 촬영 중간에야 말씀드렸다. 으이구, 이건 뭐 내가 완전히 해명하고 다녀야 할 판이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김범이 또 사고났다더라.
▶방금 전에 들었다. 어휴. 전화해 봐야지.
-솔직히 김범 부럽지 않나. 일부에선 정일우가 질투(?)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헉, 내가 범이를?
-하이킥에선 정일우의 인기가 더 많았는데. '에덴의 동쪽'이나 '꽃보다 남자'에서 김범한테 완전히 밀린 거(?) 아닌가.
▶전혀다. 정말 좋아하는 동생이다. '하이킥' 때 워낙 고생하면서 촬영했다. 범이가 했기 때문에 '에덴의 동쪽'이 잘 된 거다. 정말 축하할 일이지 왜 질투를 하나. '에덴의 동쪽' 첫 방송 땐 밥 먹으면서 같이 봤다. 범이도 방송 보면 연락 온다.
-하이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서민정은 뭐하고 지내나. 연락 하고 지내나.(돌아오세요 서 선생님 *^^*)
▶가끔.
-요즘 한국 들어와 있는 것 같던데.
▶아니, 나갔다. 2월 2일에 출국했다. '일지매' 첫 방송하던 날이라 나도 바빴고 누나도 애 때문에 빨리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잠깐 얼굴만 보고 왔다. 누나가 드라마 잘 보겠다고,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하더라. 사실 민정 누나는 나보다 혜성이랑 더 친하다.(목소리에 갑자기 힘이 빠진다) 그 전에 '제니 주노'도 같이 찍었고.(뭔가, 그 슬픈 표정은?)
-'꽃남' F4에 정일우가 되야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한다면 4명 중에 누구 역을 맡았을까.
▶근데 이런 질문 전에도 받았는데 그 역할은 그 분들이 했기 때문에 드라마가 잘 되는 거라 본다.
-그래도 해보고 싶지 않나.
▶내가 '꽃남'? 글쎄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다. 나중에 드라마를 다시 한다면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욕심나거나 그러진 않는다. 내 꺼나 잘해야지.
-솔직히 이준기보다 낫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그런 비교를 해 본 적 없다. 누가 더 잘났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연기 선배로서 멋진 일지매를 보여줬다. 나는 또다른 일지매를 보여줄 것이다. 나는 원작에 충실한 일지매다. 그래서 내가 맡은 캐릭터가 좀 무겁고 조용해 보일 수 있다. 그 나름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SBS '일지매'는 의상이 참 멋있었다. 철가면도 그럴듯했고.
▶우리는 원작에서 일지매가 활동할 때 입는 걸 그대로 재현했다. 만화 원작 그대로 간다. 패랭이도 원작 그대로다. 복면도 그렇고. 면 소재로 돼 있어서 처음엔 숨쉬기도 힘들고 갑갑했다. 귀가 막히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게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감을 못 잡는다. 귀에서 막 웅웅 울리고. 겨우 적응했다.
-일지매는 독한 환경 속에서 자란다. 감정 잡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걸 보여줘야 하니까. 도저히 답이 안 나왔다. 그래서 일지매가 어릴 때부터 성장할 때까지의 과정을 되뇌었다. 내가 정말 일지매가 된 것처럼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어색해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내가 부족한 탓이다.
-'꽃보다 남자'에다 '아내의 유혹' 등이 눈길을 끄는 듯 하다.
▶뭔가 매력이 있고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보는 거 아닐까. 우리 드라마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보여줄 게 많다. 조바심을 느끼진 않는다.
▶성형 의혹? |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정일우가 성형수술을 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오더라.
▶아 정말?
-그렇다. 사실인가.
▶주변 분들도 그런다. 하이킥 때 비해 변한 것 같다고. 근데 글쎄.... 그럴 시간이 있었을까. 내가 봤을 때 얼굴 변한 건 모르겠는데 스태프 분들이 1회 때랑 지금이랑 보면서 "니가 고생을 많이 했구나" 그런다. "삭았다", "변했다", "남자다워졌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멋있어지긴 했다. 많이 마른 것 같기도 하고.
▶갸름해졌다고 하더라. 거울 봐선 잘 모르겠다. 젖살이 빠진 건가. '하이킥' 때보다 각이 지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