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이 앓고 있는 가장 큰 질환은 무엇일까. 15일 탈북자 교육기관인 하나원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치과 관련 질환을 가장 많이 앓고 있고, 결핵성 질병이 다음이다. 하나원 고경빈 원장은 AF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하나원의 의료 예산 가운데 절반을 탈북자들의 이를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며 “상당수의 탈북자들이 영양 부족 상태라, 어금니가 없는 탈북자들이 많아 의치 치료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입소자의 10%가 결핵을 비롯한 전염성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육체적으로 치과성 질환과 결핵이 탈북자들을 괴롭히는 반면, 탈북자의 20%는 퇴소 후에도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리적인 불안상태라고 하나원측은 밝혔다.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퇴소한 사람들에게 남는 것은 탈북을 위해 브로커들에게 진 빚과 사회적 차별이다.

하나원을 퇴소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탈북 여성 박선요(42)씨는 “하나원을 나왔을 때 브로커가 700만원을 가져가 내 수중에는 한푼도 없었다”며 “탈북자를 싫어해서 조선족이라고 거짓말해 겨우 식당에 취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 여성 김은희(33)씨는 “천국인 줄 알고 왔지만 사람들은 나를 외국인 취급한다”며 “종이상자 제작공장에서 일하는데 월급은 남들보다 훨씬 적은 월 80만원”이라고 말했다. 하나원을 나온 탈북자 가운데 직업을 가진 사람은 45%밖에 없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고경빈 원장은 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육체적, 심리적으로 병적인 상태로 입소자들이 퇴소하면 탈북자들에 대한 차별적 시각과 빚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들을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탈출을 한 위대한 사람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