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보이는 일본 대마도(對馬島·쓰시마섬)는 실제 모습인가, 신기루인가?

수년 전부터 계속돼온 이 논쟁이 최근 다시 부산에서 불붙었다. 부산 해운대구가 '대마도 관찰'을 새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고 나선 게 계기가 됐다.

해운대구는 최근 해운대해수욕장에 '대마도 신기루 전망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에서 보는 대마도 모습은 실제가 아니라 신기루"라는 부경대 대기환경학과 변희룡(59) 교수의 주장에 근거한 계획이다.

제영정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장은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해운대만의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 해수욕장 개장 전까지 전망대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영도에서 바라본 일본 대마도 모습. 그러나 부산에서 육안으로 관측된 대마도는 공기 밀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빛의 굴절 현상으로, 일종의‘신기루’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에선 영도 태종대, 남구 이기대, 황령산, 용두산공원, 해운대 등 곳곳에서 대마도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통설이다. 부산에서 찍은 대마도 사진도 많고, 대마도에서 촬영한 부산 야경(夜景)이 일본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변 교수는 2004년부터 "부산에서 보이는 대마도는 지역 간 온도 차에 의해 생기는 빛의 굴절현상이 빚은 신기루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막의 신기루 현상처럼 대마도 모습이 빛의 굴절에 의해 더 앞으로 다가와 부산에서 보인다는 것이다.

변 교수는 ▲구형(球形)인 지구 특성상 대마도의 산 정상 모습만 작게 보여야 하는데 해안선 전체까지 아주 크게 보이는 점 ▲대마도가 보이는 수평선이 직선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경우가 잦은 점 ▲부산 이기대 북단과 대마도 미다케산까지 거리는 65㎞인데 육안으로 식별하기엔 너무 먼 점 ▲대마도 모습이 보였다 말았다 하고, 크기도 컸다 작았다 하는 점 등을 '신기루'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이 증명된 것은 아니다. 변 교수도 "대마도 신기루설을 사실로 증명하려면 1년간 대마도가 보이는 모습을 찍어 비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수시로 대마도 모습을 촬영해 왔으나 볼 수 있는 날이 들쭉날쭉해 '증명'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변 교수는 "해운대구가 전망대를 만든 뒤 대마도가 보이는 날을 공지하겠다고 하니 내 주장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쉽게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앞으로 대마도가 보이는 날은 임해행정봉사센터에 깃발을 내걸고 방송도 하는 등 '대마도 보이는 날 공지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