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자 주말매거진 D4면 "너무 깔끔해 '깍쟁이' 같은 한정식" 기사에서 '오늘의 한국요리'를 'Korean Cuisine Now'라고 했는데, '오늘의 한국요리'라고 하고 싶으면 'Today's Korean Cuisine'이나 'Modern Korean Cuisine' 혹은 'New Korean Cuisine'이라고 해야 합니다. 기사에서처럼 'Korean Cuisine' 뒤에다 부사인 'Now'를 붙이면 '오늘의' 같은 형용사가 아니기 때문에 뜻이 완전히 바뀝니다. 즉 "다른 것 다 그만 두고 지금은 (오늘은) 한국음식을 들어보라"가 되어 버립니다.

재미 조선일보 독자·wkimpark

■독자께 답합니다

'가난한 밥상'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가난한'은 형용사로,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고 쪼들림, 또는 그런 상태'라고 사전은 정의합니다. 그렇다면 밥상이 가난할 수 있을까요? 사람이나 집안이라면 모를까 밥상이 가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문법적으로만 따지면 '가난한 밥상'은 틀린 표현입니다. 하지만 책을 쓴 이나 펴낸 이가 '가난한 밥상'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함축적이면서도 신선하고 의외의 표현이라는 느낌을 책 살 사람에게 주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Korean Cuisine Now'를 정확하게 번역하면 '지금은 한국음식을' 이라는 독자 지적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틀렸다고 한다면, '가난한 밥상이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지적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식당측은 "처음엔 당연히 'Today's Korean Cuisine'이나 'Modern Korean Cuisine', 'New Korean Cuisine'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보다 덜 진부하고 간결한 표현을 고민했고, 그 결과 'Korean Cuisine Now'라는 표현을 생각해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