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7일 '뉴스 9'에서 용산4재개발구역의 철거용역업체 직원들이 세입자들을 상대로 휘둘러온 행패와 폭력을 보도했다. 작년 8월 촬영된 영상을 보면 용역업체 사람들은 재개발구역 내 식당에 들어가 그릇들을 내동댕이치고 손님에겐 일어나라고 고함을 질러댔다. 심지어 식당 주인에게 "너는 목이 철로 됐냐"고 위협하는 장면도 있었다. 주민들이 신고를 해도 출동한 경찰은 용역업체를 감싸주기만 하더라는 것이다.

철거용역업체가 쓰는 전형적인 수법이 재개발 지역 상권(商圈)을 죽게 만드는 것이다. 보상에 먼저 합의하고 나간 점포의 유리창을 깨고 내부를 부숴 폐허로 만들어버린다. 용산4구역도 철거된 상점가 담벽엔 칼·해골·목 매단 사람 같은 섬뜩한 스프레이 그림과 욕설 낙서가 그려져 있다. 썩은 생선이나 은행알, 동물 사체를 철거 점포 내부나 골목에 흩뿌려 손님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밤에 돌을 던져 창문을 깨고 이주해간 위층에서 물을 쏟아 부어 아래층 천장으로 새게 만드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용산4구역 철거용역업체들이 이렇게 무자비한 수단까지 동원했던 것은 재개발조합과 작년 6월 30일까지 구역 내 모든 건물을 철거하겠다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용역업체는 그 기한을 못 지켜 매일 계약금액(51억원)의 0.1%, 510만원씩 지체보상금을 물어내고 있다. 용역업체의 행패에 시달린 철거민들은 그들대로 악에 북받쳐 극렬한 투쟁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지난달 19일 철거민들이 건물 점거농성에 들어가자 출동한 경찰의 방패 보호를 받으면서 이웃 건물 옥상에서 농성장을 향해 소화전으로 물을 뿌려댔다. 민간인 차림으로 'POLICIA'(경찰을 뜻하는 스페인 말)라고 쓴 사제(私製) 방패를 들고 다녔던 사람들도 있어 용역업체가 경찰 진압작전을 도왔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경찰은 전국철거민연합 같은 폭력단체가 재개발 갈등 현장에서 화염병·염산병을 던지거나 하는 것을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 공권력은 그것과 조금도 모자라지 않게 철거용역업체의 폭력에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공권력이 재개발조합과 용역업체 편을 들어 철거민들을 압박하는 것처럼 비칠 때 좌파단체들이 '재개발 갈등'을 '계급 갈등'으로 몰고 가며 활개를 칠 공간이 생겨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