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3일 전격적으로 2018/2022년 월드컵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아직 국민 차원의 공감대 형성과 여러가지 절차가 많이 남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가슴이 뛰는 발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스포츠조선은 대한민국의 월드컵 유치 가능성과 득실 등을 시리즈를 통해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
월드컵은 세계 최대 스포츠 제전이다. 최고 선수들과 최고 플레이가 펼쳐지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엄청난 '머니 게임'이 숨겨져 있다.
약 한달간 펼쳐지는 월드컵은 수십억명의 TV 시청과 수백만명의 관광객, 새로운 경기장 등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큰 경제파급효과를 만들어 낸다.
▶얼마나 벌어들였나
한국개발연구원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경제파급효과를 11조7000억원, 부가가치 발생을 무려 5조3357억원으로 예상했다. 생산유발비는 11조5000억원, 국내 소비진작 역시 6조5800억원이 플러스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4강 진출로 경제파급효과는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 역시 경제파급효과가 100억유로(약 18조원), 5만개의 일자리 창출, 대회 기간 중 맥주와 소시지 판매액만 2조6000억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보이지 않는 수입이 더 크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무형의 국가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다.
한국 100대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1% 끌어올리는데는 100억달러(14조원)가 소요된다고 한다. 한 보고서는 한국의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진출로 인한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과 기업의 이미지 제고 효과가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FIFA(국제축구연맹)의 개최 요구조건은 까다롭다. 경기력 강화를 위한 확실한 인프라 구축과 매끄러운 대회 진행을 위해선 수조원이 투입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들이 앞다투어 유치에 나서는 것은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통해 경제효과 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화합과 통합의 에너지도 얻었다. 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경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활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당시 독일과의 준결승전에 700만명이 거리응원에 나선 것을 포함해 월드컵 기간 중 약 2000만명이 거리에서 함성을 질렀다. 긍정의 에너지는 사회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W세대(월드컵 세대)로 통하는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한 사고는 이후 인터넷과 IT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큰 힘이 됐다.
600만 해외 교민들에게도 2002년 한일월드컵은 가슴 벅찬 잔치였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월드컵 개최후 달라질 국제사회에서의 위상변화도 주목할 만 하다. 한국은 이미 선진국 대열 합류를 노리고 있지만 이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공 개최 영향이 적지 않다. 한국관광공사가 2002년 월드컵 이전에 '한국을 잘 알고 있느냐'는 설문조사에 '그렇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43%였는데 월드컵 이후에는 그 수치가 무려 74%로 급상승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은 한국이 4강에 진출한 데 비해 일본은 16강에 그쳐 한국 쪽으로 무게중심이 많이 쏠렸다. 하지만 어찌됐든 공동개최였다.
2018/202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면 단독 개최다.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