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를 덜 쓰고 소음도 크게 줄어든 미래형 항공기가 개발 중이다. 비결은 복잡하지 않다. 비행 중에 날개 끝(winglet)을 살짝 세우거나 내리는 것을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970년대 미항공우주국(NASA)은 비행 중 날개가 수평이면 날개 끝에서 공기의 소용돌이가 발생하지만 날개 끝을 세우면 그런 현상이 없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모든 민항기 날개 끝이 25도 각도로 고정됐다.

영국의 과학대중잡지 '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지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행 상황에 따라 날개 끝의 각도를 바꾸는 방식을 개발 중이다.

이를테면 비행기가 활주로에 이륙할 때는 날개 끝을 수평으로 유지한다. 이렇게 하면 동체를 뜨게 하는 양력(揚力)을 더 높일 수 있어 연료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동시에 세워진 날개와 공기가 부딪히면서 생기는 소음도 줄일 수 있다. 비행기가 순항 고도에 올라서면 날개 끝을 30도까지 세워 공기 저항을 최소화함으로써 연료 소모를 줄인다. 착륙할 때는 이륙과 마찬가지로 날개를 수평으로 유지해 소음을 줄인다. 하지만 공항에서 이동할 때는 다시 날개 끝을 40도까지 올려 날개 폭을 줄인다. 공항의 공간 활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에어버스는 이 방식으로 전 비행 기간 중 연료 5% 저감효과를 유지하면서 이·착륙 시 소음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목적은 같지만 보잉과 에어버스의 접근 방식은 다르다. 보잉은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해 전류나 열을 흘려 원하는 각도로 날개 끝을 조작하는 방식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형상기억합금은 브래지어에 이미 응용돼 평소에는 아무렇게나 구부러져 있다가도 체온을 감지하면 원래 형태로 돌아간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각도에 따라 다른 전류나 열을 흘리면 비행기의 날개 끝이 원하는 모양이 된다. 에어버스는 이와 달리 경량 모터를 이용해 수압으로 움직이는 피스톤을 밀고 당겨 날개 끝을 세우는 기술을 개발, 3개의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