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시작된 KBS 2TV의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자극적인 소재와 상황 설정으로 선정성 논란을 빚고 있다. 15세 이상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이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내용이 방송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꽃보다 남자'는 지난 13일 방송에서 서민 집안에서 자라는 여주인공 금잔디(구혜선)가 클럽에서 만난 남자가 건네준 약을 탄 물을 먹고 정신을 잃은 뒤, 아침에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서 눈을 뜨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후 학교에 간 금잔디는 낯선 남자와 함께 속옷 차림으로 찍힌 사진을 본 주위 학생들로부터 괴로힘을 당하는 내용도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금잔디가 다른 학생들로부터 "국가대표 호박씨" "걸레 같은 계집애" "(옷을) 빨리 벗어"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듣는 장면은 물론, 친구들이 금잔디의 옷을 벗기거나 금잔디의 자전거를 불태우고 소화기를 분사하는 장면이 여과없이 내보내졌다.
이날 방송을 본 일부 시청자는 드라마 홈페이지에 15세 이상 시청 프로그램치고는 내용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글을 올려 놓고 있다. 고등학생이 클럽에 놀러가거나 '걸레'라는 모욕적인 단어로 친구를 괴롭히며 집단 따돌림을 가하는 내용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딸을 가진 엄마라는 한 네티즌은 게시판에 "(주인공을 왕따시키는) 이런 걸 보면서 애들이 뭘 배울까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서민은 사람도 아닙니까"라는 글을 올렸으며, 다른 네티즌은 "아이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혹시 모방범죄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까 우려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꽃보다 남자'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실제 만화에서는 드라마보다 훨씬 자극적인 내용이 많다. 때문에 "드라마는 내용이 많이 순화됐다"면서 "그 정도는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의견을 밝히는 네티즌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