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회만에 시청률 20%대를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엉성하고 어색한 컴퓨터그래픽(CG)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2일 방송된 '꽃보다 남자' 3회에서는 극중 잔디(구혜선)에게 본격적으로 호감을 가진 준표(이민호)가 잔디가 연습하는 실내수영장에 오리 20여 마리를 풀어놓는 장면이 나왔다.
제작진은 컴퓨터그래픽을 통한 합성으로 이 장면을 그려냈다. 그러나 수영장에 떠다니는 오리는 한눈에 봐도 CG라는 것이 그대로 드러날 만큼 어색했다.
지난 5일 첫 방송에서도 한국 대표재벌 ‘신화그룹’ 후계자인 준표가 전용헬기를 타고 등교하는 모습이 나왔지만 실제 헬기 대신 어설픈 CG가 사용돼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게시판과 디시인사이트 ‘꽃보다남자’갤러리 등에는 “오리 CG장면을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오리 살 돈도 없냐. 너무 민망했다” “제작진이 성의없이 찍은 것 아니냐”는 비난들이 쇄도했다.
‘reispace’라는 네티즌은 시청자 게시판에 “팬들이 만드는 동영상보다 더 못한 것 같다”며 “ ‘꽃보다 남자’는 일본판과 대만판까지 이미 나와 있는데 너무 비교되는 것 아니냐. 드라마의 애청자로서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디시인사이드의 ‘토망’은 “오리CG장면은 외국에 수출할 때 잘라서 내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적 망신”이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차라리 장난감 오리를 띄우는 게 낫겠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꽃보다 오리’ ‘오리의 난’등이라고 비꼬기도 했고, 최근 가창력 논란을 불러일으킨 신인 가수 오리(Ori)를 등장시킨 패러디물까지 나왔다.
특히 이 장면은 최근 최악의 ‘CG장면’ 중 하나로 꼽혔던 지난 2007년 6월 SBS드라마 ‘연개소문’의 ‘3000궁녀 낙하 장면’과 비교되며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한 인터넷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제 십여마리의 오리를 수영장에 풀어놓고 찍은 실사 장면을 하나로 합성한 것”이라면서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완벽하지 못한 화면이 나간 점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꽃보다 남자’는 12일 3회 방송에서 20.8%(TNS미디어코리)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