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이 팀을 떠날 가능성은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애매한 말이다. 설기현이 소속된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의 로이 호지슨 감독이 최근 축구 전문사이트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호지슨 감독이 처음으로 설기현의 이적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설기현의 이적에 관한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호지슨 감독의 팀 운영에서 설기현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없다는 얘기로 들린다. 남은 시즌에도 설기현이 풀럼에서 활약할 자리가 비좁다는 것이다.
설기현은 이번 시즌에 1군 4경기에 출전, 한 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초부터 줄곧 1군 경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2부 리그에선 몇 경기 뛰었다.
골닷컴은 호지슨 감독의 이번 발언을 놓고 설기현이 풀럼에 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설기현 측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거취를 두고 다양한 선택을 고려해왔다. 이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PL의 몇몇 팀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활약한 것은 없지만 이미 레딩과 울버햄튼(이상 2부)에서 보여준 게 있기 때문에 검증된 선수로 통한다.
잔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설기현은 2007년 여름 풀럼 유니폼을 입으면서 상당히 높은 연봉에 사인했다. 팀내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고액 연봉자다. 계약 기간도 아직 남아 있어 선수의 잔류 의사가 있으면 이적도 힘들다. 또 풀럼과 유니폼 스폰서십을 맺은 LG전자가 한국 선수가 뛰는 것을 원하고 있다. 풀럼으로선 설기현을 내보내면 다른 한국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이적 시장이 끝나는 이달 말이 돼야 설기현의 거취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