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강물을 차고 나는 논병아리

KBS 1TV ‘환경스페셜’이 14일 오후 10시 ‘뿔논병아리의 선물’(연출 신동만)을 이야기한다.

뿔논병아리는 겨울철 얼지 않는 해안에 무리지어 산다. 이때 깃털은 회색으로 볼품이 없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 화려한 깃털로 갈아입고 짝을 찾아 물이 있는 내륙의 습지로 떠난다.

번식지에서 짝을 찾으려고 뿔논병아리는 춤을 춘다. 마음에 드는 것이 나타나면 ‘하트춤’, 즉 마주보면서 하트모양을 그리며 춤을 춘다. 펭귄춤 등 다양한 댄스로 구애한다. 특히 하트춤은 암수끼리, 새끼끼리 추는 일종의 의식이다. 뿔논병아리를 물위의 댄서, 물위의 춤꾼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짝을 정한 뿔논병아리는 갈대와 부들로 물위에 둥지를 짓는다. 일종의 수상 가옥이다. 크기는 직경 1m 전후다. 둥지는 물위에 떠있지만 둥지 안은 30도 이상으로 사랑의 온기가 돈다.

뿔논병아리는 은신술 또한 탁월하다. 어느 새의 둥지보다 찾기가 어렵다. 둥지를 벗어나기 전 풀로 덮고 잠수를 해서 둥지를 벗어날뿐 아니라 들어갈 때도 바깥에서 잠수해서 들어간다.

뿔논병아리 부모는 새끼가 깨어나면 자신의 깃털을 뽑아 먹인다. 일종의 초유와도 같은 것으로 부모가 새끼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이다. 물고기를 먹는 뿔논병아리의 특성상 깃털로 소화되지 않고 남은 덩어리(펠릿)를 만들기 위해서다. 맹금류도 쥐나 새를 잡아먹고 펠릿을 뱉어내기도 하지만 자신의 깃털을 뽑아 먹이는 것은 뿔논병아리(논병아리과)에게서만 볼 수 있는 행동이다. 자식을 위한 무한한 내리사랑이다.

뿔논병아리는 또 사람처럼 새끼를 등에 업고 키운다. 암컷보다 수컷이 더 자주 업어준다.

제작진은 뱀의 침입으로 부모새가 포기한 뿔논병아리 알을 인공 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인공 부화한 새끼를 다시 물위에 방사했다. 서로 얼굴을 본 적도 없는데 어미는 새끼를 업어줬다. 신비로운 ‘각인효과’다.

뿔논병아리는 1년에 두 차례 번식한다. 어린 새끼와 다 큰 새끼를 함께 돌봐야하는 부모새는 언제나 바쁘다. 뿔논병아리의 수중생활, 부모새가 독립 비행을 시키는 장면, 맞바람을 이용해 비행 연습하는 장면 등도 포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