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 이기우 지현우 이현진 신성록….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시원시원한 '키다리 배우'들이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 과거에 키다리 배우들은 주인공을 빛내는 조연이나 감초 배우 정도만 활동했지만 최근에는 주연급 중 '키짱' 배우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띄어 꽃미남과 몸짱에 이어 키짱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는 분위기다.

화제 드라마 '스타의 연인'(SBS)의 주인공 유지태와 이기우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10cm 가까이 끌어올렸다. 유지태의 키는 1m86, 이기우는 무려 1m90에 달한다. 주변을 압도하는 헌칠한 키는 어디 가나 눈에 띄어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는 진행자의 요청으로 키를 재는 컨셉트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상대역인 최지우(1m74) 또한 여배우 치고는 워낙 큰 키라 이들의 큰 키를 자연스럽게 커버하면서 그림 같은 러브 신을 자연스럽게 연출해내고 있다.

인기 주말극 '가문의 영광'(SBS)에도 눈에 띄는 키다리 배우가 있다. 하단아(윤정희)의 죽은 남편 역과 캠퍼스에서 주구장창 쫓아다니는 공대생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는 이현진. 분명하게 생긴 이목구비에 1m86의 큰 키까지 더해진데다 라이벌 역 박시후와의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당당한 눈빛 연기까지 보여주면서 신세대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내사랑 금지옥엽'(KBS2)에 출연중인 '연하남 스타' 지현우도 키가 1m87에 달한다. 극중 바람둥이 치과의사 신호 역을 맡은 그는 최근 세라, 보리와 함께 긴장감 넘치는 삼각 관계를 형성하며 드라마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7년간 짝사랑해온 세라의 마음을 받아주는 등 닫았던 마음의 문을 여는 모습이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옴므파탈의 카리스마에 부드러운 남자의 매력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남자주인공 김성수 또한 모델 출신 답게 1m85의 시원시원한 '기럭지'를 자랑한다. 주말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MBC)의 신성록도 1m85의 키짱 배우다.

키 큰 사람 치고 독한 사람이 없다는 말도 있지만 브라운관의 키다리 배우들은 대부분 둥글둥글한 친화력으로 인간적 매력을 보여준다는 게 업계의 얘기. 일례로 '스타의 연인'에서 까칠한 서울대 국문과 강사로 출연중인 유지태는 실제 촬영 현장에선 주변 사람들과 편안하게 어울리는 다정한 모습으로 스태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KBS 한준서 PD는 "요즘 남자 신인들 프로필을 보면 웬만하면 1m80인 것 같다. 전반적으로 평균 신장이 커지다보니 아웃사이더로 밀려 있던 키다리 배우들이 서서히 주류로 편입되며 각광받고 있다. 예전엔 이기우 같은 친구가 카메라 앞에 서 있으면 농구선수 같이 튀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엔 시청자들이 그다지 거북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