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의 한 여자 중학교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폭력성 짙은 일본 성인영화를 단체 관람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보은교육청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24일 이 지역 A여중 1학년 학생들이 수업시간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교실 안에 설치된 멀티스크린으로 일본 성인영화를 다운 받아 단체 관람한 것으로 확인돼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피자 파티를 한 뒤 3교시 체육 과목 담당 교사가 자리를 비운 10여분 동안 영화를 관람했다. 이후 점심 시간 등을 이용해 영화를 계속 본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이 본 이 영화는 1989년 일본에서 실제 발생했던 엽기적인 집단성폭행, 살인 사건을 다룬 것으로, 고교생들이 17세 소녀를 납치해 번갈아 성폭행한 뒤 살해해 사체를 공사장에 암매장하는 줄거리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23일 전국 중학생 학력평가를 치르고 방학식을 앞둔 학생들이 영화를 보기를 원했고, 담당 교사는 인터넷에서 영화를 내려 받아 보게 한 뒤 잠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 사이 학생들이 문제의 영화를 몰래 관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포르노'를 봤다는 설이 있지만 학교의 유해정보차단시스템에 따라 교내에서 '포르노' 관람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중생들이 관람한 영화는 성폭행이나 살해 장면 등이 나오는 잔혹한 폭력물이면서도 아직 정식 수입이 되지 않아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에서조차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태가 커지자 도 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은 이날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나 방학 중인데다 이 학교 교장을 제외한 전체 교직원이 1박2일 일정의 제주도연수를 떠나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가 수업시간에 영화를 관람토록 하고 자리를 비운 것부터 잘못”이라며 “정규수업시간에 성인 영화를 관람한 게 사실이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학습지도책임을 방기한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