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고예비치(Blagojevich) 일리노이주 주지사의 연방 상원의원직 매직(賣職) 사건에 휘말릴 뻔했던 버락 오바마(Obama)의 위기 관리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는 오바마의 대통령직 당선으로 공석(空席)이 된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직을 팔려고 했고, 이 사건 수사엔 오바마와 그의 측근들의 이름이 거명됐다.
미국의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Politico)는 오바마가 스캔들과 위기를 대응하는 방식에는 크게 5가지의 원칙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오바마는 어느 정도까지는 투명한 모습을 보이는 데 주력했다. 자발적으로 나서 측근들의 연루 여부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에는, 내부적으로 진행된 조사 과정 등에 대해선 철저하게 함구했다.
그는 블라고예비치 스캔들을 절대로 언론이 주도하지 못하게 했다. 오바마는 스캔들이 터진 다음 날 바로 블라고예비치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3일째 되는 날에는 자체 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또 오바마는 크리스마스 직전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는 훌쩍 하와이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 자신을 이번 스캔들과 '의도적'으로 분리시켰다.
또 주변 인사들이 언론과 중요한 접촉을 할 때에는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오바마는 참모 중 누구도 자신의 허락 없이 자신을 대변하지 못하게 했다. 오바마 가족과 오랜 친분이 있는 에릭 휘터커(Whitaker)나 백악관 비서실장에 내정된 람 이매뉴얼(Emanuel)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의 측근들은 스캔들로부터 오바마 당선자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백악관 고문에 내정된 액설로드(Axelrod)는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오바마 당선자와 블라고예비치 주지사가 상원의원 후임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힌 뒤에는, 자신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발표해 책임을 떠안았다.
그는 또 아무리 정당한 것이라도 논란거리가 될 법한 사안은 미리 피했다. 오바마는 자신의 상원의원 후임자 선정에 참여할 '자격'이 있었지만, 만약을 우려해 관여하지 않아 이번 매직 스캔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