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은 2004년 3월 11일 오후 12시 30분쯤 서울 한남대교 남단 400m 지점에서 한강에 투신자살했다. 이 직전 청와대 춘추관에서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 회견이 있었고 이 장면은 TV에 생중계됐다.
당시 노 대통령은 남 전 사장을 향해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고 크게 성공한 분이 시골에 있는 별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하는 일이 이제 없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 전 대통령이 언급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하는 일'이란, 남 전 사장이 대우건설 간부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에게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당시 검찰이 발표한 내용을 말한다. 노건평씨는 노 전 대통령의 TV 기자회견이 있기 바로 전날, 이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됐었다.
당시 검찰은 3000만원의 성격에 대해 '대우건설 사장연임 청탁 명목'이라고 발표했지만, 수사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 전 대통령의 발언과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오히려 또 다른 등장인물인 민경찬(노건평씨의 처남)씨 등이 남 전 사장측에 먼저 로비가 필요하다고 제의했고, 이후 노건평씨는 서울로 올라와 모 호텔에서 민경찬씨 등과 함께 남 전 사장을 직접 만났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민경찬씨는 대우건설 간부에게 공사를 달라고 요구하며 '남 사장을 노건평씨와 연결시켜 주겠다'고 제의했다"며 "남 전 사장이 3000만원을 주라고 승인한 것도 마지못해 끌려 들어간 측면이 강했다"고 밝혔다.
또한 남 전 사장이 직접 경남 김해의 노건평씨 집을 찾아가거나, 다른 장소에서라도 직접 돈을 전달한 적은 없었다고, 이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