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라이벌 '포옹'  '아사다, 축하해!' 김연아(왼쪽)가 13일 2008~2009시즌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자 아사다 마오와 포옹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scblog.chosun.com

"금메달은 못 땄지만 시니어 선수로 데뷔한 이후 3번째 시즌인데 큰 무대에 설 수록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 이번 대회의 실수로 많은 것을 얻었다."

아쉬운 은메달이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담담했다.

그녀의 나이는 18세. 지나온 길보다 갈 길이 더 많이 남았다. 내년 초 4대륙선수권과 세계선수권대회,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등 수많은 여정이 김연아를 기다리고 있다.

그랑프리 파이널의 3연패 실패는 새로운 희망의 싹이었다. 이젠 어떠한 중압감도 떨쳐 버릴 수 있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아사다 마오(일본)의 선전은 또 다른 자극제가 됐다. 이번 대회 전 시니어 무대 성적은 2승2패였다. 두 번 울고, 두 번 웃었다. 하지만 그랑프리 파이널로 균형이 깨졌다. 특히 아사다가 50%의 성공률을 보이던 트리플 악셀을 완벽히 소화하면서 김연아에겐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꿈의 200점 전쟁도 남았다. 세계 피겨 역사상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200점을 넘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번 대회에서도 드러났지만 현재 200점에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가 바로 김연아와 아사다다.

김연아는 "아직 4대륙 대회와 세계선수권이 기다리고 있다. 그때까지 피곤을 풀고 컨디션을 조절할 것"이라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중요한 대회만 남아있어서 실수없이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