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룸이요. 혼자 왔어요."
서울 태평로 프라자호텔 프런트에 검은 정장을 입은 박모(43·회사원)씨가 체크인했다. 그는 7평짜리 싱글룸에 가 옷을 갈아입은 뒤 피트니스 클럽에서 수영을 했다.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박씨는 객실에서 맥주를 마시며 소설을 읽다 잠들었다. 박씨는 다음날 오후 1시쯤 호텔을 떠났다.
이틀간 휴가를 냈다는 박씨는 "며칠간 동굴 같은 곳에 들어가 혼자 지내고 싶을 때가 있다"며 "하루만이라도 회사와 가족을 떠나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출장이나 비즈니스와 무관하게 회사와 가족을 떠나 홀로 호텔을 찾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서울의 일부 호텔은 이런 남성들을 겨냥해 최근 1박2일 패키지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프라자호텔은 10월부터 혼자 호텔을 찾는 남성을 겨냥한 1박2일짜리 'Mr. 패키지'를 내놓았다. 이 상품을 이용하면 싱글룸 1박과 2500만원 정도의 가입비와 200여만원의 연회비를 내야 하는 피트니스 클럽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도 올 4월부터 호텔을 찾는 1~2인 남성들만을 위한 '로맨틱 포 맨(romantic for man)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그랜드하얏트호텔도 지난 10월 혼자 호텔을 찾는 남성들을 위한 패키지 숙박 상품을 내놓았다.
이런 패키지 상품은 일반 투숙객으로 와 비슷한 서비스를 받으려면 40만~50만원이 드는 것을 하나로 묶어 17만~28만원선에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프라자호텔 프런트 직원 김영로씨는 "40·50대 중년 남성들이 주말에 주로 많이 찾는다"며 "다 잊고 푹 쉬러 왔다고 말하는 고객이 많다"고 했다.
김모(47)씨는 지난 15일 1박2일로 그랜드하얏트호텔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다. 김씨는 "경기가 좋지 않으니 직장도 불안하고 심신이 너무 힘들다"며 "아무 생각 없이 하루쯤 푹 쉬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족의 권유로 호텔을 찾은 이도 있었다. 통신업체 직원 김모(35)씨는 아내 권유로 지난 15일 혼자 호텔을 찾았다. 김씨는 "아내가 '너무 지쳐 보인다'며 호텔을 예약해 줬다"며 "오랜만에 편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니 재충전된 것 같다"고 했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평일에는 5~6명, 주말에는 10명 이상의 남성 고객이 1인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다"며 "12월 예약자는 11월에 비해 5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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