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 관광학부에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온다. 1964년 국내 4년제 대학 중 처음으로 관광분야를 들여온 이래 다양한 부설전공들을 최초로 신설했다. 관광경영학과, 관광개발학과, 호텔경영학과, 외식·조리학과, 이벤트학과 등 5개 부설학과 중 3개(관광개발학과, 외식·조리학과, 이벤트학과)가 국내 최초의 시도였다. 이는 대학원 과정에도 이어져 관광전문대학원과 외식·조리전문대학원 또한 처음으로 설립했다. 경기대 관광학부 학과장인 한범수 교수(관광개발학 전공)는 "우리나라 관광 전공 분야에서 경기대학교의 입지는 대단하다"며 "관광분야 최고의 교육산실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생 대다수가 관광산업에 고루 포진

역사와 전통이 오래됐다는 점은 경기대 관광학부의 가장 큰 자랑이다. 1962년 초급대학 관광과로 출범한 이래 1964년부터 4년제로 개편된 뒤 점차 부설학과를 늘려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4년제 대학 중 40년이 넘는 관광의 역사를 갖는 곳은 경기대가 유일무이하다.

경기대 관광학부는 다양한 부설전공이 모여 이뤄졌다는 강점이 있다.

배출한 졸업생 또한 상당하다. 그 중에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 및 관광공사 공무원도 많다. 또한 항공사, 여행사, 호텔, 리조트 등 관광산업 전반에 골고루 졸업생들이 포진해있다.

진양호 교수(조리학 전공)는 "대중관광시대가 올 것을 미리 내다보고 다른 대학보다 일찍 관광 전공을 들여온 것이 적중했다"며 "1980년대 이후부터 관광 전공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사회 곳곳에서 경기대 관광학부 졸업생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관광학과 전공 교수도 많이 나왔다. 현재 경기대 관광학부 졸업생 중 200여 명이 국내·외 관광학부 전공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기대 관광학부에도 31명이 재직 중이다. 모교 출신 교수들은 재학생들을 제자가 아닌 후배처럼 아끼며 가르친다. 이들 중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한범수 교수가 대표적으로 그는 사(私)비를 들여 학생들의 단기연수를 돕는가 하면 취업도 연결시켜준다. 관광개발학과 3학년 남광식씨는 "애교심이 높은 것이 우리 학과 졸업생들의 특징"이라며 "교수님을 비롯해 많은 선배님들이 멘토처럼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대 관광학부의 설립 역사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남보다 먼저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설립 당시에는 대학에 실용 전공을 들여온다는 주위의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외식·조리학과의 경우 대학 내부에서조차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리실습, 푸드 코디, 메뉴기획과 디자인 등 전공 수업이 지나치게 실무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지금 외식·조리학과는 매년 20대 1의 입학경쟁률을 보이고 있고, 외식·조리전문대학원 또한 경기대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대학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문일환 홍보팀장은 "전문 대학에서 주로 다루는 전공과목을 4년제 대학에 들여왔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학과가 정착된 뒤에는 그런 우려를 말끔히 떨칠 수 있었다"며 "오히려 우리 학과의 성공을 교훈 삼아 뒤따라 많은 대학에서 관광학부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실무 중심'은 경기대 관광학부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전공과목의 거의 절반 이상이 실습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재학생들은 OJT(on-the-job training)라고 불리는 현장 실습도 해야 한다. OJT란 재학생들이 4학년 2학기 때 한 달간 교수가 배치해주는 관련 기관에 나가 현장 일을 해보는 것을 말한다. OJT를 거쳐야 졸업이 가능하며 학점과도 연결된다. 한범수 교수는 "현장에서 뛰어보지 않고서는 전공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없기 때문에 도입된 제도"라며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바로 채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경기대 관광학부의 노력은 이 밖에도 많다. 우선 공모전 및 전공 관련 대회 준비를 학교측에서 적극 돕는다. 관광 분야는 다양한 공모전이 일년 내내 열리는데, 공모전 수상 실적은 취업과도 직결될 정도로 중요하다. 참가 학생들은 신청을 통해 학부 사무실 또는 동창회에서 지원금을 협조 받을 수 있다. 관광학부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공모전 소식들이 늘 업데이트되는 것은 물론 선배들이 남긴 알짜배기 정보들이 올라와 있다. 백승표 관광개발학과 조교(관광개발학 졸업)는 "학교에서 날을 새며 공모전 준비를 할 때가 많다"며 "힘들긴 하지만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해외 연수도 지원해준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이 매년 늘어 현재 35명의 재학생(해외 유학 프로그램 22명, 교환학생 11명, 단기연수 1명, 인텁십 2명)이 해외에 나가있다. 이들은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에서 일정부분 학교의 재정지원을 받으며 수학 중이다. 한범수 교수는 "관광학의 본토에서 전공 공부를 하려는 학생도 많지만 해외 호텔 등지에서 워킹홀리데이 형식으로 경험을 쌓으려는 학생도 있다"며 "되도록 졸업 전에 다양한 환경에서 실무 경험을 쌓도록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경기대 관광학부의 취업률은 매년 70%를 웃돈다. 경기대 내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높은 편이다. 취업이 잘 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 또한 많다. 입학 관계자는 "지난해 신입생 선발을 기준으로 수능 성적이 평균 2.5등급"이라며 "수도권 대학에서는 꽤 높은 점수"라고 말했다.

■다양한 부설전공으로 선택의 폭 넓혀

경기대 관광학부는 타 대학 관광학부에 비해 부설전공 과목이 많다. 그만큼 재학생들의 학과 선택 폭이 넓다는 의미다.

관광개발학과 3학년 남광식씨는 "다른 대학에는 없는 특성화된 학과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 같아 전공을 선택했다"며 "앞으로 테마파크를 기획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관광경영학과 3학년 임정규씨는 "다양한 전공 학과 중에서 관광경영학과가 나와 가장 잘 맞을 것 같았다"며 "관광과 경영을 접목시켜 보다 포괄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활발한 성격이 이벤트 기획 분야와 맞을 것 같아 선택했다는 이벤트학과 3학년 이민우씨는 "경기대 관광학부를 희망했던 친누나의 추천으로 별 뜻 없이 입학했는데 이벤트학과를 접하고 이거다 싶었다"며 "이벤트·컨벤션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비전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식조리학과 3학년 오세용씨는 "조리 수업을 듣고 나서 실습 위주로 진행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며 "조리 경험을 많이 쌓아 앞으로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줄곧 호텔리어가 꿈이었다는 호텔경영학과 2학년 김승해씨는 "다른 대학의 관광학부에는 호텔경영학과가 차지하는 비율이 거의 절대적인데 경기대는 다양한 학과가 골고루 조화를 이룬다"며 "다른 학과 수업도 들으면서 전공의 폭을 넓힌다"고 말했다.